천마산터널 `신의 한수', 빅스텝 전인 지난달 가산금리 0.4%p 낮춰
천마산터널이 지난달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통해 선순위대출금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0.4%p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온 한국은행의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 이전이어서 가까스로 `대출금리 낮추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대주주로 있는 천마산터널은 지난달 리파이낸싱을 거쳐 대주단과 프로젝트금융(PF) 변경 약정을 체결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의 목적은 대출금리 인하와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현금흐름 조정에 있다.
올 들어 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추세라 금리 인하용 리파이낸싱의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과거 5%대 고정 금리 대출이 지금의 금리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천마산터널이 금리 인하가 가능했던 것은 변동금리가 주요 대출을 차지하는데다 은행권 마진인 가산금리만 낮췄기 때문이다.
전체 1195억원의 선순위 차입금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금 900억원의 이자율은 회사채 AA- 3년물 금리(기준 금리)에 가산금리 연 1.4%를 더한 수준이었다. 이번에 이 가산금리를 1%로 0.4%p 낮춘 것이다. 기존 대출기관이자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등 세곳이 외부 금융사 초청없이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
나머지 300억원의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연 5%에서 연 4.5%로 낮췄다. 고정금리분은 IBK연금보험이 인계했다. IBK연금보험은 금리 급등 이전에 일찍 승인을 받았던 터라 참여가 가능했다.
대주단 관계자는 "보험사 참여용 고정금리가 대부분의 대출금을 형성하는 다른 민자사업과 달리 천마산터널 대출은 은행들이 참여하는 변동금리 위주여서 가산금리 인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된 한은의 10월 빅스텝 이전에 리파이낸싱을 단행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대주단 관계자는 "한은이 8월과 10월 연속 빅스텝을 취하기 이전부터 금융약정을 추진한 터라 간신히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면서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는 민자사업 리파이낸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과 부산시 서구 암남동을 잇는 연장 3.28km의 천마산터널은 지난 2019년 운영에 들어갔으며 민자 운영기간은 30년이다. 5% 이상 주요주주는 대우건설(34%) 미래에셋맵스천마산터널사모펀드(30%) 신세계건설(13.6%) 협성종합건업(11,56%)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