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인수 없이 지체상금 활용한 책임준공 PF조달 등장...천안성성호수공원 주거사업
채무인수 조건부 책임준공 확약 없이 공사 지체상금을 채권 보전책으로 하는 PF대출 조달사례가 나왔다. 책임준공 확약 관련 다툼이 증가하는 가운데 시공사의 수주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어서 이번 지체상금 활용 PF구조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업성동 465-6번지 일대에서 천안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신축사업(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을 시행하는 숲이랑코퍼레이션은 지난 11일 1850억원 한도의 PF대출을 실행받았다. 대출 만기는 45개월이다. 대주이자 금융주간사는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 보증 유동화증권(알파브레스제10차)을 통해 지원된 이 대출금은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연대 보증한 기존 브릿지론 650억원 상환과 토지비, 금융비 용도로 사용된다.
이 외 필요자금은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참여하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다. 즉 분양률이 낮아 공사비가 필요할 경우 하나신탁이 시행사를 대신해 DL이앤씨에 공사비 100%를 기성불로 대지급한다.
DL이앤씨는 대출약정일인 지난 8일 시행사와 5834억원 규모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착공일부터 37개월 책임준공을 부담한다. 하나증권은 차입형토지신탁 제1순위 우선 수익자로서 준공 이후 수분양자가 납부할 분양 잔금을 대출원금 상환용으로 최우선 배분 받는다.
"지체상금 활용해 조건부 이자 지급보증 효과"
이번 개발사업의 최대 특징은 시공사 책임준공 확약(미이행시 대출채무 인수) 없이 공사 지체상금을 활용, 최대 26개월의 준공 지연시 이자지급 재원을 확보하는 PF구조라는 점이다. DL이앤씨는 책임준공 기한까지 준공을 하지 못하면 공사 지체상금을 납부하고 이는 대주인 하나증권에 최우선 배분된다.
지체상금이란 계약상 의무를 제때 이행하지 못해 지체된 기간에 계약 상대방에 지급해야 하는 금전적 보상을 의미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준공 지연에도 지체상금 재원으로 이자에 대한 채권보전 활용이 가능하도록 금융구조를 마련했다"면서 "지체상금을 활용해 일종의 준공 조건부 이자지급보증의 효과를 내도록 한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준공까지 분양률 0%를 지속해 전체 가구 미분양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하나증권 대출채권의 준공후 LTV는 16.1%로 낮다. 하나증권이 대출금 전액(1850억원)을 상환받을 수 있는 엑시트 분양률(최저 분양률)은 45% 수준이다. 적정 분양가 책정으로 분양 리스크가 낮아 엑시트 분양률 45%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IB업계 예상이다.
이 사업은 대지면적 9만3237㎡(2만8204평)에 용적률 244.32% 적용해 연면적 34만4618㎡(10만4247평)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하 2층~지상 39층, 14개동, 공동주택 1763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