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딜 가뭄에 '증권사 총액인수' 대세로 뜬다

부동산PF 시장에서 총액인수 방식이 증권사 투자금융(IB)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신규 부동산PF 딜이 급감하고 주관사 선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일부 대출분을 보유(캐리)하는 방식보다 총액인수를 통한 금융 주관이 선호되고 있다.
20일 IB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최근 총액인수에 활용할 북(Book, 자기자금 운용한도)으로 약 5000억 원을 신규 책정했다. 이를 활용해 대전 도룡동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총액인수 방식으로 주관할 계획이다.
IBK투자증권도 올해 들어 총액인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대형 증권사에 비해 배정 규모는 1000억 원 수준으로 제한적이지만, 그동안의 영업 관행을 벗어난 공세적인 태도로 평가된다.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총액인수 방식은 기존에 대형 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중소·중견 증권사로 확산되는 추세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주들은 자금 조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총액인수를 제공하는 주관사를 선호하고 있고 주관사 선정시에도 우대하고 있다.
주관사가 대주단 모집분을 모두 인수하면, 사업주는 금융 조달 일정에 대한 부담 없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총액인수 후 일정 기간 내 셀다운(채권 양도)을 완료하지 못하면, 해당 증권사 내부에서 페널티를 부과받을 수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총액인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사 액티스(Actis)의 안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서 9000억 원의 PF 자금을 총액인수했다. 삼성증권도 캄스퀘어 안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8340억 원 PF 대출 중 8040억 원을 총액인수하며 금융을 종결했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달 가산동 ‘케이스퀘어 데이터센터’ PF 대출 증액 리파이낸싱 3800억 원을 총액인수하고, 셀다운을 통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반면 총액인수가 어려운 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의 셀다운 물량을 인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금융 주관이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딜을 따내기보다 채권 양수를 통해 자산을 늘리는 방식이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주관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 3구역 PF대출의 총액인수 물량 중 300억 원은 대신증권, 150억 원은 아이엠증권이 각각 양수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PF 시장의 위축 속에서 총액인수기 증권사의 주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그만큼 증권사간 우량 PF 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