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펀드시장 판 커진다...신한운용도 2000억 설정 채비
신한자산운용이 2000억원 규모 임대형 민자사업(BTL)펀드 자금 모집에 나선다. 교보AIM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에 이어 신한운용도 2분기 중 BTL펀드 런칭 채비에 나서면서 관련 펀드시장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9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2000억원 규모로 '디지털뉴딜BTL블라인드펀드 2호'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시중 은행 중심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2분기중 자금 모집을 끝내는 게 목표다.
신한운용은 2호 펀드에 담을 시드(Seed) 투자자산 4~5곳을 확보한 점을 펀드 마케팅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자금이 모이면 투자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드 자산으로는 안동대 충북대 공주대 등 대학교 기숙사(생활관)사업 3건과 영주여중 그린스마트스쿨 1건이다.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들 4개 BTL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실시협약 협상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신한운용은 설명했다. 또한 한 지방여중 그린스마트스쿨사업의 입찰에 참여했는데 우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BTL 1건당 평균 펀드 투자액(선순위+후순위+지분출자)은 300억원이어서 5건만 해도 1500억원 투자 규모다.
앞서 지난 2022년 1100억원 규모로 설정한 디지털뉴딜BTL블라인드펀드1호는 펀드 투자기간(매입약정기간)이 남아있음에도 소진됐다. 올 들어 대전중앙초와 구미초의 그린스마트스클사업, 한국교통대 기숙사사업 등 3건의 약정사업에 투자했다.
BTL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산업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다. 은행들은 BTL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정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 안정적인 장기 우량자산을 확보할 것을 기대한다. BTL펀드는 벤치마크 금리(국고채 5년물) 대비 130~140bp(1bp=0.01%) 높으면서 주무관청이 시설임대료를 지급하는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꼽힌다.
시중에 착공을 대기중인 BTL사업에 비해 건설 자금을 공급하는 BTL펀드가 적어 자산운용사들이 BTL펀드 설립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BTL펀드가 귀하다 보니 투자 약정했거나 약정 대기중인 사업을 담으면 자금 소진이 빠른 편이다.
교보AIM운용은 2000억원 규모의 사모 BTL블라인드펀드의 투자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AIM운용의 첫 BTL 전용투자펀드다. 칸서스자산운용 역시 2000억원 규모 BTL전용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두 운용사 모두 상반기 펀드 설정을 목표로 한다.
KDB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설정한 1400억원 규모 BTL펀드도 소진됐으며,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3월 출시한 800억원 규모 BTL펀드도 상반기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
운용사 관계자는 "BTL사업은 뉴딜 바람을 타고 지난 2021년부터 연간 2조원대 고시 물량으로 늘어났다. 그린스마트스쿨 등 학교 개축사업이 급증해서다"면서 " 이에 BTL사업에 충당할 자금에 비해 시중 펀딩 갭(부족자금 격차)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TL(Build Transfer Lease,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자금으로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고 정부는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