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 탈출하는 법" 토담대 전환하거나 대형건설사 보증· 기관 보증서가 답"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 후유증으로 브릿지론( 토지매입을 위한 단기금융)시장이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금융업계는 신규 브릿지론 발굴을 거의 못하고 기존 론의 만기 연장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로 연장한 이후 부동산 및 금융시장 안정화 이후 개발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인 20%를 줘도 대출기관 구하기가 쉽지 않아 기한 연장에 애를 먹고 있다.
설령 만기를 연장해도 본 PF로 전환하지 못한 브리지론 토지 중 상당수가 기한이익 상실에 몰릴 것으로 우려한다. 기한 연장을 해도 수수료 선취 등 비용부담이 만만찮아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사업장이 많아서다. 이자 재원이 없으면 디폴트를 선언하고 경,공매로 넘어갈 사업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분양 경기가 가장 먼저 바닥으로 떨어진 대구지역에서 시행사 디폴트에 따른 공매 사업장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브릿지론을 살릴 방법이 있을까. 바늘구멍처럼 어렵긴 해도 일부 대안이 있다. 증권업계를 통해 브릿지론을 탈출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우선 브릿지론을 토지담보대출로 돌리는 방법이 있다. 담보인정비율(LTV) 만큼 토지담보대출을 받아 브릿지론을 갚고 땅을 보유하는 방법이다. 이 방안이 그나마 브릿지론에 비해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브릿지론 가운데 LTV를 초과한 중,후순위 대출을 시행사가 자기 자금으로 갚아야 한다. 자본금이 충분한 시행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저축은행과 같은 토지담보대출 금융기관이 점점 줄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때는 저축은행 LTV 80%까지 토지담보 대출을 취급한 적이 있다.
또 다른 접근법으로 대형 우량시공사의 연대보증이나 자금보충과 같은 신용 보강을 받는 방안이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경색으로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는 게 개발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본 PF가 쉽지 않으니 시공사들이 보증을 서고 대여금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시공사 보증을 받으면 새마을금고나 사모펀드로부터 브릿지론 참여를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테우스자산운용은 1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공동대출 한도를 전체 여신의 40%로 줄였으나 일부 단위 금고의 자금 한도는 아직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보증을 받으면 본 PF로 전환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옮겨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공사들도 보증 여력 고갈로 보증을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의 핵심 요지 등 어지간히 좋은 사업장이 아니면 시공사 보증 받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주택금융공사(HF)의 사업자 보증을 받아 본 PF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 보증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HUF와 주금공의 사업자 보증 한도가 꽉 찬 상태였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3일 자금시장 안정방안의 일환으로 4분기부터 내년까지 10조원(HUG 5조원, 주금공 5조원) 규모로 보증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양호한 PF사업장에 브릿지론 → 본 PF로 전환해 자금이 정상 공급될 수 있도록 본 PF 대출에 대해 HUG·주금공이 신용보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우량 주거 사업지여야 한다. 비주거 부동산인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거시설은 주택공급이라는 공적인 영역이 있어 공공기관 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비주거 부동산은 보증을 받을 수 없다"면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도 준주거 시설이지만 최근 사업성이 나빠져 보증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