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서 1조 대출 차환 시험대 오른 제이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소유한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의 1조원 대출 만기가 연말 도래한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차환으로는 규모가 워낙 커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운용하는 제이알자산운용은 대출 연장(리파이낸싱)을 위한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우수한 입지와 임차인을 확보한 점은 대출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데다 현지 대주의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4일 주주 서한을 통해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차환에 착수한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20년 7월 이 빌딩을 8102억원에 매입하면서 알리안츠 등 현지 은행 등으로부터 1조원(7239억유로)의 선순위 대출을 연 1.05%(고정금리)로 조달했는에 올해 말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 현재 감정가 기준 건물가치는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대출 연장이 너무 늦게 결정되면 위험한 측면이 있고 현지 금융사들이 연초에 대출 자원의 여유가 있어 현재 금융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등 차환 대응을 시작했다고 제이알리츠 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대출 기준금리인 유리보(Euribor) 5년물 금리(2.8%)에다 현지 금융사 마진 1.5%를 얹으면 차환 금리가 기존 1.05%에서 4% 초,중반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제이알리츠는 최대한 유리한 금융조건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연 임대료 수익은 967억원이다.
이 빌딩이 현지 우량 자산인 점은 대출 조건에 긍정적 요소다. 제이알리츠 관계자는 "유럽 내 선순위 대출기관들은 오피스 담보대출을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투자시 기준은 (1)위치 (2) 임차인 (3)건물의 ESG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파이낸스타워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장점이 있어 이를 대출기관에 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내 금융기관들은 상업용 부동산시장 부진 등을 이유로 과거 대비 보수적인 대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선순위 LTV 비중이 점점 하락하는 점은 위협 요인이다. 최근 우량 오피스 기준 선순위 대출의 LTV는 50~55%이다. 여기에다 대출 실행을 위한 대주 측 건물감정평가도 깐깐한 편이어서 건물가치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현지 금융사 사이에 한국계 오피스 투자자들이 건물에 대한 투자 없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인식이 있어 대출 제공에 비우호적인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제이알리츠 측은 우선 기존 대주를 상대로 희망 금융조건을 제시받고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은행과 보험사 등을 상대로 유리한 금융조건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차입금 선택을 늘리기 위해 기존 대출 외에 우선주 및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 사채 조달 등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조달 경로 다양화를 위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또한 펀드와 달리 제이알리츠는 만기가 없어 빌딩을 팔 계획이 없는 점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