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갈아타자" 오피스로 용도전환 개발 활발
올 들어 오피스텔이나 주거· 숙박시설에서 오피스로 용도 전환하는 개발사업이 눈에 뜨게 늘고 있다. 부동산PF 자금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거사업 분양성도 떨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오피스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개발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와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오피스에 대한 금융권 대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아 디벨로퍼들이 개발상품을 오피스텔에서 오피스로 컨버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효제PFV는 서울 종로구 효제동 98번지 일대 7465㎡ 부지의 개발 건축물을 당초 오피스텔에서 업무시설(디타워 효제)로 변경해 상반기 PF자금 조달을 마쳤다. 해당 부지가 도심(CBD)과 가깝다 보니 오피스로 짓는 게 분양시장 침체기를 겪는 오피스텔에 비해 사업수지가 높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업은 DL이앤씨가 시행과 시공을 겸하는 자체 개발사업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자산관리회사(AMC)인 효제아트PFV도 종로구 효제동 소재 기존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오피스로 변경해 오는 2027년 4월 준공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넥스트프로퍼티스가 세운 남산PFV가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53-2번지 일대 오피스텔 분양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오피스(남산N타워)로 전환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5년 3분기 준공이 목표다.
강남권(GBD)에서는 강남구 역삼동 아스터개발 부지(시행사 KT에스테이트·라살자산운용)와 강남구 논현동 파라다이스빌딩 부지(시행사 피아이에이논현PFV)가 오피스텔에서 오피스로 바꿔 개발을 진행중이다.
오피스텔 외에도 신도림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이지스자산운용), 서울숲 엔터식스 왕십리점(GRE파트너스자산운용) 등 리테일을 오피스로 전환하거나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케펠자산운용), 티마크호텔 명동(이지스자산운용) 등 호텔을 오피스로 전환하는 사례도 꾸준히 나온다.
높은 공실 리스크로 부진을 겪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 오피스시장은 이례적으로 낮은 공실률과 탄탄한 투자 수요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CBD지역 프라임오피스의 평균 공실률은 2020 년 이후 지속 하락해 지난해 4분기 기준 공실률은 약 2.4%로 자연공실률을 밑돌고 있다.
반면 임차 수요는 여전히 높아 임대료가 꾸준히 오르고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도 계속되고 있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명목 임대료 기준으로 올 2분기 서울 프라임 오피스 캡레이트(Cap. Rate, 자본환원율)는 4% 후반으로 추산된다. 최근 임대인 우위의 오피스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규 계약 체결 시 제공되는 인센티브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실질 임대료 기준 캡레이트는 약 4% 초반을 형성한다고 세빌스 측은 설명했다.
다만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을지로3가 재정비촉진지구, 서울역 일대 개발사업을 포함해 다수의 정비예정구역 오피스 개발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 신규 오피스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2027~2029년 연평균 약 31만평의 신규 공급이 예정됐는데 이는 2022~2024년 연평균 신규 공급량(21만평)의 10만평을 넘는 물량"이라며 "공급 확대에 따라 앞으로는 사전 임차인 수요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