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PF유동화증권, 연내 대출로 전환된다..금융당국 유도
21조원에 이르는 증권사 보증부 PF유동화증권 가운데 약 5조원이 연내 장기 대출로 전환될 전망이다. 개발사업장의 자금조달 관련,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당근책을 제시하며 대출로 적극 유도하기로 해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4일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를 해당 사업 기간과 만기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관련 증권사발 금융불안 요인울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개발사업장의 준공까지 만기는 1~3년인 반면, 사업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차환 발행이 필요해 만기 불일치 우려가 존재한다. 때문에 금융시장 경색시 대량의 ABCP의 차환을 위해 단기 시장 금리가 급등하고 차환 실패시 증권사가 유동화증권을 일시에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따랐다.
이를 막기 위해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 증권사들이 자사가 보증한 PF ABCP를 사업장과 만기 일치하는 대출로 바꾸는 경우 당국은 대출에 적용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을 현행 100%에서 32%로 줄여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인센티브가 제시될 경우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 중 약 4조9000억원이 연내 대출로 전환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대형 증권사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개발사업 준공까지 장기 여신 취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 보증 PF유동화증권은 20조8000억원에 이른다.
당국은 이와 함께 증권사 부실채권의 신속한 대손상각을 추진한다.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규모는 자기자본의 6%인 4조5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큰 폭 상승하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12월 말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 3배가량 급등했다. 이에 증권사가 이미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이른 시일 내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하도록 하고, 금감원은 이를 신속하게 심사해 승인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달 초 증권사에 적극적인 대손상각을 독려하는 지도공문을 보냈다.
기존 유동성 리스크 완화조치는 연장된다. 작년 말부터 가동 중인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은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지만, 내년 2월까지 기간이 연장된다. 당국은 현재 자금시장이 안정화되면서 프로그램 매입 잔액이 103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연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매입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와 함께 회사규모에 따른 실질적 위험감내능력과 사업단계·변제순위 등 실질 리스크를 고려해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적용방식을 올해 안에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