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수도권 물류센터 캡레이트 6% 돌파
수도권 물류센터의 캡레이트(Cap.Rate, 자본환원율)가 2022년부터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3분기 6%를 넘어섰다. 흔히 매수자의 '요구 수익률'로 통하는 캡레이트가 계속 올라 물류센터 가격 하락세를 재촉하고 있다.
17일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캡레이트는 2021년 최저점을 보인 후 오름세로 반전됐다. 올 1분기에 5%대 중반에 진입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0.32%p 상승한 6.08%를 나타냈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와 매매가격 급상승으로 2021년 3%대 캡레이트로 거래되다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 2022년 4.62%, 2023년 5.37%에 이어 올해 3년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LB자산운용이 3분기 매입한 경기 브릭화성물류센터는 6% 초반대 캡레이트로 거래됐다 다른 물류센터 또한 6%대 캡레이트를 형성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와 비교한 3분기 물류센터 캡레이트 스프레드는 전 분기에 비해 더 벌어져 3.11%p를 나타냈다. 올 들어 시장 금리는 꾸준히 하락한 데 비해 물류센터 캡레이트는 계속 오른 영향 탓이다.
캡레이트란 1년간 부동산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뜻한다. NOI(연간 순영업이익)를 부동산 매매가로 나눈 것이다. 캡레이트가 오르면 임대료를 높이거나 건물값을 낮춰야 한다.
높아진 캡레이트 눈높이를 맞추려면 자산 매도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 공사비와 금리는 오른 데 비해 건물값을 낮추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 NPL(부실)자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3분기 중 연면적 3만3000㎡(약 1만평) 이상 중·대형 물류센터의 경·공매로 인한 소유권 이전이 두드러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분당야탑물류센터를 공매에서 감정가 3700억원 대비 40% 낮은 2227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천시 대월면 부필리 물류센터(1320억원),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물류센터(600억원) 역시 3분기에 경·공매 형태로 거래됐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3분기에 거래된 물류센터 13건 중 6건이 경공매 사례로 전체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JLL "임대료 상승세 유지"
건물가격을 낮추는데 한계를 보이자 공급 과잉 속에서도 임대료를 높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JLL에 따르면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3분기 평균 명목 임대료는 3만4800원으로,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모든 권역에서 임대료가 상승했으며, 관리비 상승도 뒤따랐다. 특히 남동권 일부 센터들은 25% 가량의 대폭적인 임대료 인상을 단행했다. 신규 준공 센터는 공실 우려를 감수하고 높은 공사 비용 등을 회수하기 위해 시장 평균과 유사하거나 또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명목 임대료를 제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우정하 JLL 물류산업자산 서비스 본부장은 "물류부동산 시장이 대규모 공급 증가에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임대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명목임대료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 상승 폭은 신규 공급 물량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국내 물류센터의 캡레이트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JLL 관계자는 "9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한국은행도 10월에 기준금리를 3년 2개월만에 0.25% 인하해 물류 투자시장에 긍정적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시장 안정화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