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호텔 투자시장, 기회와 도전

호텔 자산가치 상승… 매각 타이밍 최적기
2025년 관광산업 회복과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국 호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호텔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호텔 운영을 목적으로 한 자산뿐만 아니라,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호텔 자산 역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호텔 매각을 고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회사(REITs)와 해외 펀드의 호텔 매입 검토가 활발해지면서, 올해가 호텔 매각의 최적기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호텔 투자 규모는 2조 9000억 원으로, 2023년 1조 9000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서울 지역 호텔 투자 규모는 2조 원으로, 전년 1조 3000억 원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호텔을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컨버전 투자가 많았던 반면, 2024년에는 호텔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투자 활동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호텔업계의 회복세에 따라 호텔 자산을 운영 목적으로 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거래된 호텔 중 가장 큰 규모의 딜은 브룩필드 자산운용이 ARA 코리아 자산운용에 매각한 콘래드 서울 호텔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일부였던 이 호텔은 약 4000억 원에 거래되었다. 또한, 그래비티자산운용과 안젤로고든은 티마크 그랜드 호텔 명동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부터 2282억 원에 인수한 후 리모델링을 거쳐 IHG 호텔 브랜드인 보코(VOCO) 서울 명동으로 새롭게 개장해 운영 중이다.

호텔을 공유주거(코리빙) 용도로 전환하려는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홈즈컴퍼니는 영국의 자산운용사 ICG와 함께 디어스 명동 호텔을 매수해 리모델링 후 코리빙과 단기 숙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운영할 계획이다. 홍콩계 공유주거 운영업체인 위브리빙(Weave Living)과 글로벌 투자자인 KKR 역시 '더 스테이트 선유 호텔'을 공동 매입해 리모델링 후 코리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비핵심 자산인 호텔을 매각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호텔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롯데, KT, DL그룹 등 호텔을 보유한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호텔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DL그룹은 현재 글래드 호텔 3곳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해외투자자, 투자자본 증가
국내 기관투자자들보다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호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피스 및 물류 자산 대신 호텔과 주거 섹터를 새로운 투자 타겟으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는 오피스 빌딩을 매각하고 호텔 투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며, DL그룹이 보유한 3곳의 호텔 자산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자인 블랙스톤은 한국 호텔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SM그룹 강남 사옥을 1200억 원에 인수해 호텔로 전환할 예정이다.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을 중요한 진출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신규 브랜드의 국내 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코르 그룹의 합작법인 에니스모어(Ennismore)가 운영하는 '메종 델라노(Maison Delano)'는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의 옛 라마다호텔 부지에 내년 호텔 오픈을 앞두고 있다. ' 메종 델라노 서울'은 아시아 지역에서 첫 번째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레븐건설은 용산 더파크사이드 서울 부지에 2027년 로즈우드 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며, 신세계 그룹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Aman)의 자누(Janu) 브랜드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 호텔 부지에 신축 중인 호텔에 도입할 예정이다.
호텔부지의 개발가치 상승 기대
호텔을 오피스, 공유주거(코리빙), 시니어 하우징,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재개발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 부지의 개발 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용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은 2030년까지 랜드마크 오피스·호텔 복합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며, 르메르디앙 호텔은 2025년 착공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31층 규모의 오피스·호텔·판매시설이 포함된 빌딩으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한편 쉐라톤 팔래스 강남호텔 부지는 실버타운 개발이 검토 중이며, 청담 프리마 호텔은 신세계그룹이 5성급 럭셔리 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더리버사이드 호텔 부지는 2030년까지 47층 규모의 특급호텔로 재개장될 예정이다.
한국 호텔 시장, 투자자에게 여전히 매력적
앞으로 고급 주거 시장의 침체, 공사비 상승 및 금융 비용 부담으로 인해 호텔을 럭셔리 하이엔드 주거시설로 전환하려는 계획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존 호텔을 유지하거나 리모델링 후 재개장하려는 움직임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유주거(코리빙) 및 시니어 하우징 등으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중급 호텔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 호텔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자본 유입과 함께 시장 내 투자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