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인프라펀드 'KB발해인프라', 2년만에 IPO 재착수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발해인프라펀드'가 2년만에 상장 작업에 재착수했다. 호주계 맥쿼리자산운용의 맥쿼리인프라(MKIF)에 이은 2번째 상장 인프라펀드이자 토종 인프라펀드로는 최초 상장을 노린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발해인프라펀드 지분 청약을 받는 프리IPO(기업공개)를 위해 사전 태핑에 들어갔다. 현재 메인 상장 주간사는 KB증권이지만 조만간 공동 주간사와 인수단을 꾸릴 예정이다.
프리IPO를 거치면 기관은 미리 물량을 확보하고, KB운용은 본IPO시 청약물량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존 기관투자자의 구주를 매각하는 프리IPO는 7월 정도 마무리하고, 개인투자자 등을 상대로 신주 발행하는 본IPO는 빠르면 10월 진행할 계획이다. 주당 공모가 밴드는 8000원대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는 지난 2022년 상반기 KB금융그룹의 전사적 지원 아래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시중 유동성 부족을 겪자 상장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안정된 이후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KB금융은 발해인프라펀드 상장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계획이다. 펀드 운용사는 KB자산운용이며, 펀드의 주요 투자기관 중 하나는 국민은행, 상장 주간사는 KB증권이다.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개인 고객을 상대로 장기 안정적인 고배당 투자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발해인프라펀드는 ’사회기반시설(SOC)에 대한 민간 투자법‘에 따른 SOC 전용펀드로 지난 2006년 국민은행과 국민연금 등 17개 기관투자자들이 총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됐다.
투자자산 포트폴리오(2022년 기준)를 보면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68%로 가장 많다. 이어 남양주도시고속도로(12%) 부산산성터널(10%) 용마터널(5%)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5%) 등이다. 주식이 51%, 대출채권이 49%다. 오는 2026년까지 국토교통부의 통행료수입 보장(MRG) 조항을 확보하고 있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가 수익 안정성 측면에서 펀드의 중요한 자산이다.
발해인프라펀드는 상장을 계기로 신주 발행과 함께 차입을 거쳐 실탄을 마련한 뒤 새로운 인프라자산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자금 조달을 준비중인 수도권 광역고속철도(GTX) C 지분을 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해인프라펀드 관계자는 "펀드가 18년 운용되고 있지만 투자기간이 끝나 그간 신규 투자를 하지 못했다"면서 "상장하면 차입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산을 담을 수 있어 발해펀드를 더욱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