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1.9조 모집 마곡 원그로브 '준공 담보대출'에 1조 참여
국민연금이 선매입한 초대형 오피스 마곡 원그로브(CP4구역)가 1조9000억원에 이르는 '준공 후 담보대출' 을 모집 중인 가운데 금융주관사인 신한은행이 절반이 넘는 1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선제적인 대규모 대출 승인에다 DL이앤씨의 본사 이전까지 더해져 오는 23일, 늦어도 2월 7일 매매 종결 이전을 타깃으로 한 대주 모집에 청신호가 켜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말 원그로브에 대한 1조원 규모 담보대출 참여 건을 승인했다. 신한은행은 원그로브의 자산 안정성, 금융주관사로서 건물주인 국민연금과의 관계 등을 종합 고려해 선제적으로 조 단위 대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앵커 대주로 참여하겠다는 신한은행의 신속한 결정에 따라 다른 대주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오는 23일 또는 2월7일이 매매잔금 납부 및 소유권 이전일이어서 그 이전까지 1조9000억원의 담보대출 약정 및 기표가 이뤄져야 한다. 기존 PF대주 가운데 산업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신협 교보생명 등이, 신규 대주로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이 이번 담보대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건물 소유 펀드의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플러스 요인인 반면 임대차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점은 대주들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다만 최근 대기업인 DL이앤씨가 하반기께 '원그로브'로 이전하기로 한 점, 신한은행의 1조원 대출 참여는 각사별 대출 심사를 앞둔 대주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L이앤씨가 마곡 중심업무지구 인근 신축 오피스를 비교한 결과 원그로브를 택했다는 것은 대기업이 선호하는 공간 스펙을 갖췄다는 점을 검증하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신한은행은 11월부터 담보대출 마케팅에 들어갔지만 연말 인사 이동과 북클로징으로 인해 잠시 소강 시기를 거친 뒤 1월 들어 대주 모집 마무리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펀드416호'는 담보대출을 조달해 오는 23일 매매 계약(또는 2월 7일)을 종결하고 건물 소유권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개발사이자 매도자는 CP4PFV(IRDV·태영건설컨소시엄)다. 지난해 9월 말 건물이 준공됐지만 3개월의 하자 실사기간 등을 고려해 거래 종결일을 늦췄다. 원그로브 매매가는 2조3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이 건물 준공 이전인 2021년 이지스펀드416호로 선(先)매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3500억원의 계약금을 CP4PFV에 지불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에쿼티 8000억원에다 준공 후 담보대출 1조90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물 매입가(2조3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을 더 마련하는 것이다. 1년 6개월~2년 예상되는 임대차 안정화 기간동안 대출이자와 운영, 관리비 등을 지출할 자금을 감안해야 해서다.
원그로브의 연면적만 약 46만㎡에 달해 콘래드호텔이 포함된 여의도 IFC 크기(연면적 약 59만㎡)에 필적하는 규모이며, 서울에서 3번째로 큰 오피스 건물이 될 예정이다. 오피스 면적만 31만3243㎡으로 마곡중심업무지구 나머지 3개 구역 오피스 면적의 총합인 61만9600㎡의 절반을 차지한다.
원그로브 건물은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까지 총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지상 3층~11층 오피스의 기준층 바닥면적은 동당 약 4000㎡로 국내 최대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