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리츠운용·신한은행, '리츠를 통한 개발' 선점 나선다

정부의 부동산PF 제도 개선에 맞춰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은행이 리츠를 통한 새로운 개발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개발금융 베테랑인 임현우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 새 대표로 부임하고, 신한은행은 펀드·리츠전담팀을 신설해 지원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자회사 최고경영진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CEO 임기가 만료되는 13개 자회사 경영진 후보를 추천했다.  이에 따라 임현우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 대표 후보로 추천됐다. 임 대표 내정자는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 말 또는 새해 초 신한리츠운용 대표로 공식 선임된다.  임기는 2년이다.

신한리츠운용 차세대 리더로 발탁된 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초부터 올해 말까지 11년간 은행 부동산금융부에서 커리어를 쌓은 부동산금융 전문가다.  이전에는 심사역을 거친 뒤 금융위기 직후  2011~2013년 신한투자증권에서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등 부동산금융 관련 업무를 두루 거쳤다.

부동산PF 딜과 자금조달 노하우가 풍부한 임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 대표로 추천된 것은 상업용 부동산 실물 운용은 물론 개발사업에서 새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PF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함에 따라 리츠를 통한 개발·운영 전문 디벨로퍼 육성이 앞으로 국내 부동산업계의 지상 과제가 됐다. 정부는 전체 사업비 20% 가량의 안정적 자기자본비율을 갖춘 리츠에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 매입 우선권을 제공하는 등 리츠가 개발시장 앵커 투자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임 본부장은 지난 6일 <딜북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법 개정 등을 통해 PF제도가 개선되면 자본력이 약한 개발사업은 제한될 것"이라며 "국내에 자본력을 갖춘 시행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자금을 보강한 펀드·리츠 구조의 개발사업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행사나 시공사, 투자자와 협업해 리츠 에쿼티(자본금)를 구성하고  도심 복합개발사업을 선보여 성공적으로 분양·운용 또는 상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프라임 오피스 등 실물자산 운영 중심의 신한리츠운용이 신사업으로 개발사업 리츠로 영역을 넓혀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아울러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금융부 내 펀드리츠전담팀(LAB)을 신설할 계획이다. 지점과 본부로 양분된 펀드·리츠 투자 자산 관리를 일원화하고 향후 신규 전담조직을 통해 자금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내년에 쓰일 신규 자금 한도도 부여받게 된다. 자금을 대는  펀드·리츠팀 신설은 리츠운용의 개발사업 기회 발굴과 맥이 닿아 있다.

또한 정부의 기관투자자 부동산 개발신탁 참여 활성화 제도 개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PF제도 개선안에서 토지신탁 사업에 기관투자자가 사업비의 15%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즉 신탁사가 차입금이 아닌 은행이나 펀드·리츠의 투자자금(자본)을 받아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