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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부동산의 다양한 컨버전 사례와 시사점

민성식
- 10분 걸림 -
티마크호텔을 충무로15빌딩으로 변경한 사례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최근 신도림 디큐브시티와 관련된 매각과 용도 변경 소식을 접하면서 참 기구한(?) 운명을 가진 부동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디큐브시티가 2011년 준공된 이후 대성산업이 어려움을 겪어 자산을 분리 매각하면서 다른 소유자들에 의해 원래 사용되던 용도와는 다른 시설로 계속해서 변경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큐브시티는 주상복합으로 아파트, 오피스, 호텔, 백화점이 함께 있는 구조입니다. 독립적인 아파트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1개 동은 저층부의 리테일과 상층부의 오피스와 호텔로 혼합 구성돼 있었습니다.

준공 시점에 대성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JR투자운용을 통해 오피스, 호텔, 백화점을 순차적으로 리츠에 편입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케펠자산운용이 오피스 부분을 먼저 인수하였고, 다음으로 호텔을 인수해 이를 리모델링해 오피스로 용도변경을 하였습니다. 최근 케펠자산운용은 이렇게 전체를 오피스 빌딩으로 탈바꿈 시킨 것을 매각에 나섰습니다.

백화점 부분도 퍼시픽투자운용을 거쳐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이 되었는데,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은 현대백화점과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고 이 공간을 오피스로 용도 전환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디큐브시티의 용도 변경 사례는 한 개의 복합자산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사례입니다. 프로젝트가 원래부터 주변의 현황을 잘 살피지 못하고 사용 계획이 잘못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상의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인지 등을 한 번 되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신규 개발 사업들은 건축비 상승 등으로 제약이 많아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용도 변경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자산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어떤 유형의 용도 변경이 있는지 한 번 정리해 보고 각각의 자산들이 어떤 연유로 이런 시도를 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피스를 리테일로 변경하는 사례>
여의도 파이낸스타워 저층부 오피스를 리테일로 변경 (케펠자산운용)
여의도 오투타워 저층부 오피스를 리테일로 변경 (이지스자산운용)
여의도 씨티플라자 저층부 오피스를 리테일로 변경 (이지스자산운용)

<리테일을 오피스로 변경하는 사례>
왕십리 엔터식스 파크에비뉴 (GRE파트너스자산운용)
신도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이지스자산운용)

<오피스를 호텔로 변경하는 사례>
도심의 인송빌딩을 티마크그랜드호텔로 변경 (코람코자산신탁)

<호텔을 오피스로 변경한 사례>
티마크호텔을 충무로15빌딩으로 변경 (이지스자산운용)
뉴국제 호텔을 오피스 빌딩으로 변경 (GRE파트너스자산운용)
디큐브시티 호텔을 오피스로 변경 (케펠자산운용)

<물류센터의 저온을 상온으로 전환>
야탑동물류센터, 청라로지스틱스센터, MQ이천백사물류센터 등

부동산을 용도 변경하는 주된 목적은 아무래도 자산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용도 변경 이후에 수익이 창출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투입된 자금이 회수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맞아야만 성공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습니다.

용도 변경의 긍정적인 측면과 그렇지 않은 면

우리나라처럼 사용 가능한 토지가 많지 않고, 또 수도권에 모든 인프라와 인구가 많이 몰려있는 곳에서 부동산이 적합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것은 큰 낭비입니다. 그런 점에서 용도변경을 통해 필요한 곳에 적정한 수요처를 찾아 부동산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물류산업의 사례를 보면 개발회사들의 무분별한 진입으로 인해 과도한 공급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용도 변경을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애초에 잘못된 시작이 결과적으로 큰 사회적인 비용 낭비가 돼버렸습니다.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온 물류의 비율을 늘렸던 것이 독이 되어 개발 사업이 망가지고 결국 준공 전 또는 이후에 상온으로 변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환경의 변화로 인한 것들도 있습니다. 호텔 산업에서는 코로나라는 경험해 보지 않은 대유행으로 인해 호텔의 활용도가 감소하여 오피스로 변경을 하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코로나가 지나고 K-컬처의 힘으로 국내 관광 시장이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호텔 산업은 호황을 맞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호텔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부동산은 아무래도 다른 산업에 비해 공급 속도가 느리다 보니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벤트리호텔 종로는 코로나로 인해 오피스로 변경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매각을 하려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 호텔로 쓰는 게 더 나은 상황이 되어 기존 오피스로의 변경 계획이 철회되기도 했습니다.

용도 변경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요소

용도 변경이나 리모델링은 멸실하고 신축하는 것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계획하고 사용하려던 목적으로 건축되다 보니 이를 바꾸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빌딩의 층고나 엘리베이터의 개수나 위치 같은 구조적인 측면, 건축 설비의 활용, 주차장 면수의 확보 등의 이유로 인해 새로운 용도로 바꾸더라도 처음 설계한 것처럼 따라가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새로 짓는 것보다는 제한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투입된 공사비가 있다 보니 사업적인 성과를 내고 투자한 비용을 회수를 하려면 보통 기존 보다 높은 임대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기존 건물들의 스펙이 워낙 좋다 보니 사용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외관을 바꾸고 인테리어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 임대료를 더 높게 받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용도 변경이 성공하려면 이런 약점들을 충분히 극복할 만한 입지적인 장점이 있거나 특별한 수요가 있는 자산을 선택해야 그나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신축보다 훨씬 난이도가 있는 게 용도변경이나 리모델링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사명감

용도 변경하는 자산을 살펴보면서 부동산 산업에서 특히 개발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사업적 이익만을 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부동산이 잘못 공급되면 사회적으로 낭비되는 비용이나 시간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필수재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사회적으로 주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제가 만났던 부동산업계 분께서는 여의도에 개발되는 레지던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여의도는 금융특구로서 전통적으로 금융회사들이 많고, 여의도 증권가 골목은 그런 빌딩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그 중간에 주거 부동산을 개발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부동산을 개발하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맞는 의사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금융지구로서의 갖는 특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인 것 같아서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기 때문에 부동산 자산들도 용도 변경도 이뤄지는 것이겠지만,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소개해 드린 용도 변경 사례들이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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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식

친절한 부동산선배 민성식입니다. 스파크플러스 솔루션세일즈팀에서 빌딩밸류애드 관련 솔루션을 세일즈하는 업무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매주 상업용 부동산 뉴스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성식 리더의 홈페이지는 이 주소(https://www.minsungsik.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주간의 상업용 부동산(CRE) 이야기를 정리해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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