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농협생명, 200억원 규모 인프라개발펀드 설립
산업은행과 농협생명이 초기 단계 민자사업에 투자하는 200억원 규모 인프라개발펀드를 설립했다. 산업은행 계열 KDB인프라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맡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농협생명은 지난달 KDB인프라가 운용하는 '키암코인프라개발펀드' 투자약정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각각 100억원을 출자한다. 투자 약정과 동시에 적격성 조사 이전 민자 사업의 설계비 등에 투자했다.
산은 관게자는 "펀드를 통해 초기사업부터 금융파트너로 참여해 미래 금융주선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인프라개발펀드는 도로·철도 등 정통 민자사업의 최초 제안 등 초기 개발단계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설정됐다. 개발사업 초기 단계에서 설계용역비나 특수목적회사(SPC)의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이런 비용을 펀드로 내면서 건설사, 설계사, 금융사가 개발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다. 과거에는 이런 개발 비용을 주로 건설사들이 부담했다. 금융권 입장에선 민자사업 제안 초기부터 개발 펀드에 참여하면 신규 사업을 조기에 선점함은 물론 금융주선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초기 민자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개발펀드는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250억원 규모의 1호 인프라사업 개발형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했다. 펀드 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지난해 5월에는 하나은행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함께 650억원 규모 인프라투자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했다.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도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투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7월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120억원 규모 칸서스성장개발펀드를 내놓았다. 지난 2020년 은행 중 처음으로 120억원 규모 1호 펀드를 키움자산운용과 함께 만들었다. 이어 12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로 설정했다. 펀드마다 운용사를 달리 이용한 것은 각 운용사의 건설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을 많이 발굴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역시 칸서스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민자 인프라 개발용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며 각종 도로 철도 등의 최초 제안사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