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사태 진정기미..."자금이탈 줄고 재예치"
정부가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자금 이탈세) 우려 진화를 위해 총력전을 펴는 가운데 이탈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분위기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사태 조기 진화도 예상된다.
9일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 '범정부 대응단'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목요일 오후부터 예금 인출 증가세가 둔화했으며, 7일 인출 규모는 전날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커진 지난주 내내 확대 분위기던 자금 이탈 규모가 지난 7일 처음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창구뿐 아니라 비대면 인출 규모도 축소된 걸 확인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더 확연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도 해지 고객들의 재예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0시부터 6일 자정까지 중도해지 한 새마을금고 고객 중 오는 14일까지 재예치를 신청한 경우 당초 약정 이자를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도 유지하겠다는 '비상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7일 하루에만 중도 해지자의 재예치 건수는 30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도 해지로 인한 여러 손해까지 감수할 상황이 아니며 불안이 과도했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다시 금고에 자금을 넣은 것이다.
정부와 새마을금고는 다음 주에도 불안 심리 진정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지역 밀착형 및 오프라인 고객이 많은 '관계형 금융' 특징을 활용해 직원들이 지역 사회 각종 행사, 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예·적금 원금 및 이자 보장 안내 및 중도해지 손해 등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불안 심리로 인한 과도한 자금 유출이 잦아들면 근본적인 건전성 강화 대책 및 관리 체계 정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6%대까지 급등한 것이 알려지며 본격적으로 위기설에 휩싸였다.
정부는 급등한 연체율이 '불안의 고리'로 이어졌다는 판단 아래 부실채권 매각 및 연체율 감축을 추진한다. 행안부는 연체율 상위 금고 100곳을 대상으로 감축 목표치 및 이행 현황을 주 단위로 점검할 계획이다.
부실채권(NPL) 매각 규모도 키운다. 당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한 부실채권 매수 규모는 1000억원이었으나 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도 금고별 매각 활성화를 위해 부실채권 업체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의 내규 개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규상 매각 가능한 대부업체 요건을 현행 자본금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완화할 경우 매각 가능 업체 수는 67개에서 196개로 늘어난다. 행안부는 연체율이 높은 금고 100곳을 대상으로 특별검사(30곳)와 특별점검(70곳)을 벌여 그 결과에 따라 경영개선, 합병 요구, 부실자산 정리, 임원 직무 정지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속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 새마을금고는 '솎아내기' 대상이 된다. 행안부는 "인근 금고에 합병되더라도 5000만원 초과 예·적금을 포함한 고객 예·적금은 원금과 이자 모두 100% 이전되므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