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다변화하는 국민연금, 이번엔 호주 학생주택업체에 4.3억달러 지분투자
국민연금이 호주 최대 학생주택(스튜던트 하우징) 소유 및 운영업체인 스케이프(Scape)에 4억3400만 달러(7억 호주달러)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영국 단독주택펀드에 3억 파운드 투자하고 미국 누버거 버만(Neuberger Berman)과 8억 달러 규모 플랫폼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호주 학생주택시장에 진입하는 등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적극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호주 스케이프는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한국 국민연금으로부터 7억 호주달러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연금과의 파트너십에 따라 국민연금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서비스를 더욱 높이고, 학생주택 거주자에는 우수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케이프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아시아를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성장을 더욱 촉진하고 고품질 PBSA(목적에 맞게 지어진 학생주거, Purpose Built Student Accommodation) 및 BTR(임대용 주택 개발, Build-to-Rent) 부동산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TR 부문은 지난 2023년 스케이프의 창업자인 스티븐 가이타노스와 크레이그 카라처가 설립한 별도의 관리회사인 렌트투라이브(RTL, Rent-to-Live Co)에서 운영된다.
스케이프는 호주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시드니, 멜버른 소재 38개 건물에 1만9000개 룸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8개 자산에 4000개 룸 규모를 개발할 계획이. 렌트투라이브는 시드니 시내에 1200개 이상의 아파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제휴는 국민연금이 지난 2020년 당시 벤처기업인 스케이프의 PBSA 코어 프로그램에 처음 투자한 이후 구축된 관계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스케이프는 임대 부문에 대한 회사의 광범위한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측은 "주거 부문 내 맞춤형 플랫폼을 활용해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초 부동산플랫폼팀을 신설한 이후 1년간의 투자 검토 기간을 거쳐 연초 해외에서 단독주택 임대, 학생주택 등을 포함해 3개 투자를 단행했다.
연초 영국 롱하버(Long Harbour)가 운용하는 단독주택펀드(Single Family Housing Fund)에 3억 파운드(5420억원)를 투자했다. 영국 단독주택에 대한 국민연금의 첫 투자다. 펀드는 3억 파운드를 차입해 연내 총 6억 파운드 규모 단독주택 자산을 공급할 계획이다. 영국 남부와 남동부 지역에 초점을 맞춰 5000세대 이상의 고급 단독 임대주택을 선매입하거나 현물 매입해 공급하는 게 목표다.
지난 14일에는 미국 맨해튼에 본사를 둔 누버거 버먼(Neuberger Berman)의 알마낙(Almanac) 사업부와 8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플랫폼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데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향후 5년간 5.4%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5월 발표한 이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주성 국민연금 부동산투자실 부동산플랫폼투자팀장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PERE 서울포럼'에 키노트 연사로 나서 "현재 단독주택 임대(싱글패밀리 렌털), 학생 기숙사, 임대용건물 개발(빌드투렌트·BTR), 프롭테크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2~3개 해외 투자 딜을 클로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팀장은 또한 "부동산 대출투자 건을 활발히 찾고 있으며, 지난 2022년부터 인플레 우려로 중단한 해외 개발사업도 재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