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반수소발전 입찰 마감, 관전 포인트와 예상 참여자(업데이트)
전력거래소가 '2024년 일반수소발전(CHPS) 입찰 제안'을 12일 마감한 가운데 40여개 프로젝트가 참여해 대략 2대1에서 3대1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5대1의 경쟁률에 비해선 거품이 빠졌지만 간판급 에너지선수들이 주로 참여해 경쟁의 질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낙찰되더라도 PF금융 문턱 통과가 쉽지 않다는 학습효과에 따라 경쟁력있는 사업자만 도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올해 일반수소발전 경쟁입찰을 공고하고 지난 8~12일 발전사업자를 상대로 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 올해 공고된 개설 물량은 1300GWh(설비용량 기준 160~170MW)로 지난해와 같지만 입찰시장이 연 1차례(작년 2차례)만 개설된다. 전력거래소는 이달 중 입찰서류를 평가해 8월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고 이의신청 및 등록절차를 거쳐 8,9월 중 낙찰자와 계약을 체결한다.
작년 대비 경쟁률 내려갈 듯
업계에 따르면 올해 40여개 발전사업이 입찰 등록해 총 설비용량 기준 350MW 내외 물량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공고 물량인 160~170MW 대비 약 2대1 이상의 경쟁이다. 대부분 10MW~20MW급 발전사업이지만 주유소 부지처럼 330kw이나 440kw급 소형 사업도 참여했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선 경쟁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소발전 입찰시장 첫선을 보인 지난해에는 상,하반기 나눠 1300GWh 입찰물량을 공고했는데 총 46개사가 161개사업(설비용량 기준 888MW)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물량 기준 5.3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9개사 24기(발전기수)가 낙찰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사업 참여 갯수는 작년과 비슷하며 경쟁률은 작년 하반기(650GWh) 대비 절반 정도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올해와 같은 경쟁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률이 하락하는데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CHPS 입찰을 처음 시행한 이후 경험과 교훈이 쌓였다"면서 "자격요건이 어렵지만 무엇보다 PF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제대로 준비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2년 이내 준공해 상업운전을 해야 하는 CHPS 발전사업자 특성상 사업진행 측면에서 원활한 PF금융조달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계약한 연료전지 사업자 중 금융기관의 PF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아직 금융조달에 어려움울 겪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 PF차입은 어려운데 당초 기대에 비해 주주 수익률이 높지 않아 사업 참여를 포기한 업체도 경쟁률 하락을 부채질했다. 발전업계는 주주수익률을 대략 연 6,7%로 예상한다.
올해 일반수소발전 입찰, 누가 참여했나
경쟁률은 내려갔지만 진정한 프로들의 경쟁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만큼 수소연료전지 강자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얘기다. 대략 발전공기업(발전자회사), 민간 발전사, 가스에너지사, 대형 건설사 등 4개군으로 분류된다.
발전 자회사 중에는 우선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격적이어서 최대 3~4개 사업을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한개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입찰에 참여했다 떨어진 대구 성서 발전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과 LS일렉트릭이 이 프로젝트의 예비 사업자다.
한수원 외에 동서발전 중부발전이 각 1개 사업을 참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낙찰됐다가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해 취소된 사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민간 발전사 중에는 SK이터닉스가 가장 많은 6~7개 발전사업을 접수한 것으로 추산됐다. SK디앤디에서 올 초 분사한 SK이터닉스가 국내 대표 에너지 디벨로퍼를 표방한 만큼 여러 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견된 바 있다.
사모펀드(PE) 칼리스타캐피탈 계열의 HPS는 경기 화성 양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2단계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자는 지난해 1단계가 낙찰됐는데 작년 낙찰된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먼저 올 초 1000억원 PF파이낸싱에 성공하기도 했다.
일진파워, 롯데SK에너루트 등도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호(20MW)낙찰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20MW를 접수한 롯데SK에너루트는 롯데케미칼(45%)과 SK가스(45%), 에어리퀴드코리아(10%)가 부생수소 기반 발전사업과 수송용 수소 사업 등을 위해 지난 2022년 9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3개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내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남양주그린에너지는 국산 SOFC 주기기업체인 미코파워와 손잡고 데이터센터의 분산전원 공급 용도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미코파워의 SOFC 주기기는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150kW타입이다. 발전소 사업지에 인접한 20MW급 데이터센터의 전기를 마석변전소를 통해 공급하며, 국내 최초의 연료전지발전과 데이터센터가 결합한 사업모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흥 에너지기업 인성도 대구(8MW급 1개)와 울산(10MW 1개)사업 등 3개 18MW를 접수했다.
도시가스공급 전문업체 중에는 경주 서라벌도시가스와 참빛충북도시가스가 접수하고 작년에 탈락한 경남에너지가 재도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건설사 중에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이 각 2개, 쌍용건설과 DL이앤씨가 각 1개 이상 접수한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안산 단원 1단계 연료전지 발전 사업 낙찰에 이어 2단계 사업을 신청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입찰 참여해 떨어진 경기 양주 사업장을 용량 변경 및 발전 허가를 새로 받아 올해 입찰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건설사들은 두산퓨얼셀의 주기기 모델(PAFC 수소전용)을 선호한다. 두산퓨얼셀이 발전기기민 제작하고 시공을 하지 않아 건설사들은 이 모델을 사용한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전담 EPC사여서 블룸에너지 기기를 사용하는 발전사업자에 소수 지분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수소연료전지 발전 주기기시장은 블룸에너지와 두산퓨얼셀이 양분하고 있어 사업자는 이 중 낙찰에 유리한 주기기를 활용한다. 총 사업비 측면에서 두산 쪽 주기기가 다소 저렴하지만 블룸에너지 주기기의 발전 효율이 더 높다. 또 블룸에너지는 LNG개질 수소를 쓰는데 비해 두산퓨얼셀 기기는 부생수소가 가능해 부생수소를 쓰는 곳은 두산퓨얼셀 기기를 사용한다.
한편 이번 입찰에는 국산 SOFC 주기기업체인 미코파워가 남양주그린에너지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분산전원 공급 용도로 참여한 것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