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협부지 대전: `신영 vs 엠디엠' 빅매치 성사되나
수협중앙회가 서울 노량진부지의 복합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앞둔 가운데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한 물밑 짝짓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양대 디벨로퍼그룹인 신영과 엠디엠(MDM)그룹이 참여 의지를 내비치면서 두 기업간 자존심을 건 `빅 매치' 성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을 포함해 대략 4~5개 예비 컨소시엄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노량진 유휴부지 소유주인 수협중앙회와 매각자문 용역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은 이 부지의 복합개발사업 공동사업자를 조만간 공모할 예정이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6월13일 해당 입찰공고와 관련한 사업부지 현황 사전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 등이 구성한 노량진개발사업단 측은 빠르면 이달 내 입찰 안내를 공고할 예정이다.
수협중앙회는 시공사의 재무능력 및 건설 경험, 주간사의 자기자본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연내 공동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본격적인 입찰에 대비해 컨소시엄 구성 움직임이 활발하다. 먼저 일찌감치 출사표를 내던진 하나증권이 디벨로퍼 신영과 대우건설, 신세계프라퍼티와 팀을 형성하기 위해 협의중이며 이들과 팀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엠디엠그룹은 계열사들과 함께 단일 팀 구성을 추진중이다. 엠디엠그룹은 디벨로퍼뿐 아니라 자산운용사 캐피탈 부동산신탁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두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하면 디벨로퍼 왕좌를 건 경쟁이 볼만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신영 정춘보 회장과 엠디엠 문주현 회장은 1세대 간판 디벨로퍼이면서 각각 부동산개발협회 초대 회장과 3,4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공사 연합군도 눈에 띈다. 각각 입찰에 도전하려던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은 단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굴지의 증권사들도 컨소시엄 참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3개 증권사가 각각 주간사 자격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하나증권, MDM 등을 포함해 대략 5개 컨소시엄이 경쟁하게 된다.
이처럼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에 컨소시엄 구성 경쟁이 뜨거워진 것은 서울에서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부지는 동작구 노량진동 13-8 일대 4만8000㎡ 규모에 달한다. 노량진역 9번 출구와 연결돼있고, 노들로 및 올림픽대로 등 주요 도로와 가까워 서울의 노른자 부지로 통한다.
수협은 이 부지를 지난해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동작구청에 야구장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로 무상 대여하고 있다.
해당 부지의 시가가 8000억원~1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전체 사업비는 4조 ~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주간사로 참여하는 증권사의 주간 수수료만 해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협중앙회는 부지를 모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땅값을 컨소시엄에 출자해 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구도를 짜고 있다. 이 경우 산하 수협은행은 PF대주단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앞으로 업무용빌딩과 오피스텔, 공동주택 등이 어우러진 복합타운으로 개발된 이후의 미래 수익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워낙 대형사업이다 보니 절차상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수협 측은 사업성 극대화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서울시, 동작구청 등과의 협의 기간이 지체될 수 있는데다 기부채납 비율 등이 사업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체적인 개발 계획을 놓고 수협중앙회의 소관 부처인 해양수산부나 금융당국과의 협의도 거쳐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해당 부지의 전체 매각이냐 부분 매각이냐를 놓고 당국과 이견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단일 규모로 워낙 큰 사업이다 보니 이해관계자가 많아 제대로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