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14단지, KB와 신탁방식 정비 '시동'..사업규모 8조 목동 최대어
서울 양천구 목동 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인 14단지가 KB부동산신탁과 손잡고 신탁방식의 재건축에 시동을 걸었다. 총 사업규모가 8조원, 대출 규모만 3조원 내외에 이를 전망이어서 향후 사업비 대출 주선을 위한 금융기관의 물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목동1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31일 KB부동산신탁 본사에서 이상용 추진위원장과 KB부동산신탁 서남종 대표, 변동우 신사업본부장 상무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100가구 규모의 목동14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중 최대 단지로 양천구를 대표하는 재건축단지로 꼽힌다. 반경 500m 내에 양천구청역·도림천역이 위치한 우량 사업장이다.
지난 2021년과 올 1월 1차 안전진단 및 정밀안전진단을 각각 통과함으로써 정비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참여를 위해 동의서를 징수하고 있다.
목동 1~14단지들은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안전진단 완화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발표되는 등 정비사업 분위기가 무르익자 사업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목동14단지는 신탁방식을 채택해 스피드를 올리고 있다. 이 단지 추진위는 지난 2월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90%이상이 신탁방식에 찬성했다. 빠른 속도와 투명한 사업추진을 위해 신탁방식 사업의 방향을 정한 것이다. 이어 경쟁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 신탁사로 KB부동산신탁을 선정했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맞아 최근 신탁방식의 사업 기간 단축과 공사비 절감 등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수수료를 받고 직접 사업 시행자 자격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해 가는 방식이다.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설립하지 않아도 돼 사업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다 원활한 자금조달, 공사비 절감 등의 장점이 있어 신탁방식을 찾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개발 관련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사업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시공사를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이 가능해 시공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신탁은 앞서 MOU를 맺고 진행한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과 ‘금정역 산본1동2지구 재개발’을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정비구역 지정고시와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득한 것이다. 지난해 수주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선정 및 종 상향 등의 성과를 이뤘다.
KB부동산신탁은 목동14단지 역시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등 사업궤도 반열에 올리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목동 14단지는 기존 3100가구를 5681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가구당 분양가를 대략 15억원으로 따져도 8조5000억원의 사업 규모다. 토지비를 제외한 공사비 성격의 사업비 대출은 3조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때문에 건설사는 물론 금융기관 입장에서 군침을 가질만한 대형 우량 사업장으로 평가받는다.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인허가를 거치는 3~5년의 기간에는 신탁사가 초기 필수사업비를 대여하게 된다"면서 " 인허가 이후 본격 공사 착공을 시작할 즈음에는 수조원의 사업비 대출이 필요해 금융주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