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5.35조 모집 서리풀업무복합개발사업에 1조원 베팅

신한은행이 5조3500억원 규모로 PF대출을 모집 중인 서울 서리풀업무복합시설(옛 정보사 부지) 개발사업에 KB금융그룹이 1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주관사인 신한은행의 2조원 대출 승인에 더해 KB금융그룹이 앵커 대주로 참여하면서 이달 말 PF 약정 및 기표는 큰 무리 없이 완료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리풀 업무복합 프로젝트의 금융주선사인 신한은행은 5조3500억원 규모의 본 PF 모집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20개 이상의 예비 대주 가운데 내부 승인을 마친 금융사가 절반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여신심의를 통해 2조원 대출 승인을 완료했으며, 대주 모집 추이에 따라 이 금액 이하에서 선순위 대출을 직접 집행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KB금융그룹이 1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7000억원, KB손해보험이 2500억원을 선순위로 투자하고, KB캐피탈은 후순위에 일부 참여한다. 경쟁 금융사인 신한금융이 주관하는 딜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KB금융이 이 딜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과 KB금융이 전체 모집분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면서 나머지 대주 모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 농협중앙회, 보험사, 사모대출펀드(PDF), 증권사 등이 500억 또는 1000억원 단위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초 사전 태핑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집행이 가능한 금융사 위주로 예비 대주 풀을 구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후순위 모집분(5100억원)에 대한 인기가 선순위(4조8400억원)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기 모집 단계에서는 선순위 대주에게 후순위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올인 기준 후순위 금리(7.5%)가 선순위(6%)보다 높고, 일시 대출 구조인 반면 선순위는 장기간 나눠 집행되는 한도대출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후순위는 리스크가 높은 대출이지만, 이번 사업의 후순위 비중이 10% 미만으로 낮고 PFV 사업주인 엠디엠과 신한금융그룹, 이지스자산운용이 비교적 많은 2200억원의 에쿼티를 투입하면서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 한 대주 관계자는 “선순위는 3개월 변동금리라 향후 더 낮아질 수 있고, 장기간 나눠 인출돼 대출한도만 잡히지만, 후순위는 장기 고정금리에 수익률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예상 수입 대비 LTV는 선순위 59.8%, 후순위 66% 수준이며, 대출 기간은 2030년 준공까지 66개월이다.
본 PF에 앞서 책임준공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와는 평당 1280만원 수준으로 공사도급 가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풀펀딩 PF 구조로, 공사비를 선조달하고 시공사는 기성률에 따라 공사비를 수령한다. 6월 말 본PF 금융약정 체결과 대출 집행이 완료되면,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9만7114.6㎡ 규모로,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 A에 해당한다. 연면적 약 17만 평 규모의 부지에 업무시설, 문화시설, 연구시설, 판매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지하 7층~지상 19층, 총 5개 동으로 구성되며, 동당 평균 연면적은 약 3만2000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