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규 산은 PF팀장 "은행·보험사, 해외 이탈가속...국내 민자사업 적정 수익률 확보해야"
이영규 산업은행 PF1실 팀장은 "국내 민자사업 주요 플레이어인 은행과 보험사들이 국내를 떠나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과도하게 낮은 국내 민자사업 수익률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이들을 붙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29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2 딜북뉴스 민자 인프라금융 포럼'에서 '인플레와 금리인상 겹친 인프라금융업계의 효율적 대응방안' 주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제언했다.
이 팀장은 "은행의 경우 전통적인 주력 분야인 국내 민자사업과 발전사업의 마진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양호한 해외 PF를 주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며 현 금융기관 자금운용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들 역시 그간 장기 안전자산은 국고채·민자사업에, 고수익 자산은 부동산에 주로 투자, 운용해왔다"면서 "그런데 최근 안정성과 고수익을 모두 충족하는 해외PF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팀장은 "은행과 보험사가 선호하는 해외 인프라AP사업 조건을 보면 수요 리스크는 정부가 100% 부담하면서도 사업 기대수익률(IRR)은 5,6%, 주주 IRR은 10~12%로 각각 높다"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 호주에서 주로 활용하는 AP사업은 수요에 관계없이 정부지급금을 통해 민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팀장은 "최근 금융기관의 조달금리 급등과 유동성 관리 강화, 해외 인프라 PF 참여 확대가 맞물리면서 국내 민자사업의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사업성과 금융조건에 따라 금융조달 가능성이 양극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과도하게 낮은 현 사업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책 개선을 제언했다.
그는 "사업수익률은 차입금 금리, 주주수익률을 담는 그릇이자 유사시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백 역할을 한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고금리 상황뿐만 아니라 사업수익률을 훼손하는 사업비 증가, 수요 감소, 금융조건 변경 등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적정한 사업수익률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원조달 유연성 확보를 위해 '자금재조달 세부요령'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장기적으로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팀장은 "사업 지연 방지를 위해 적기 자금조달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달시점의 금융시장 상황, 참여기관 수요에 따라 다양한 조달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시로 △미니 펌(Mini perm, 3~5년 단기조달 후 리파이낸싱)구조 도입 △건설기간 브릿지론(건설자금 선 투입·준공 후 본 파이낸싱으로 상환) 활용 △SOC채권(ABS) 발행을 통한 채권시장 활용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지금은 이런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이 다 막혀있는데, 자금재조달 세부요령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시협약을 체결할 때 가정한 금융조건과 실제 조달조건이 다를 경우 자금재조달 세부요령에 따라 사업수익률이 하향 조정되는데 이는 금융구조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