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세컨더리시장 개척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신규 자본을 투입해 기존 인프라자산을 인수하는 세컨더리(Secondary)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첫 펀드를 조성하면서 전문성을 확보한데 이어 올 들어 2개의 세컨더리 펀드를 설정했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자산에 신규 자본을 투입, 투자 사이클(존속기간)을 재정비하고 소유 구조를 재편하는 것을 말한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달 말 685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인프라포트폴리오일반사모투자신탁2호'를 설정했다. 투자 대상은 민간투자사업(BTO, BTL)과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 관련 시행법인(SPC )의 선순위대출 및 수익증권이다.
펀드는 이에 맞게 흥국화재와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인프라 수익증권 5건(592억원) 및 대출채권 1건(82억원)을 인수했다. 인수자산은 민자도로와 임대시설, 태양광 등이다. 펀드 존속기간은 2041년 6월 말까지다.
앞서 지난 3월에는 800억원 규모 '미래에셋아부다비PPP세컨더리일반사모투자신탁1호'를 설정했다. 거래대상은 롯데손해보험과 현대차증권이 보유한 키암코아부다비캠퍼스사모펀드1호,2호의 수익증권과 플랫폼파트너스글로벌PPP펀드의 수익증권이다. 즉 KDB인프라자산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가 펀드로 운용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재 대학캠퍼스 PPP(민관협력사업) 3개 자산' 중 롯데손보 및 현대차증권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세컨더리펀드는 최초 설정된 펀드의 수익자 중 하나로 들어간다.
롯데손보 등은 위험자본 투자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증권을 매각했다. 펀드 존속기간은 설정일로부터 15년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21년 메리츠화재, IBK연금보험이 보유한 국내 인프라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세컨더리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해 9월 2481억원 규모 미래에셋인프라포트폴리오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1호를 만들어 수익증권 및 대출채권을 양수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1호 펀드의 존속기간은 19년이다.
기관 대 기관이 수익증권 및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형태의 인프라 세컨더리 딜은 국내에 아직 낯설어 미래에셋운용의 펀드 투자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게 운용업계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지분을 거래하는 세컨더리시장이 성숙했지만 국내에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관련 사례가 드문 만큼 이번 펀드 운용 경험을 통해 어느 자산이 팔리고, 또 적정 매각 가치가 얼마에 형성되느냐의 기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컨더리시장에서 인프라 관련 대출채권이나 펀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 회수가 쉬워지면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을 확보해 그만큼 추가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도 용이해진다. 최초 취급(프라이머리 투자) 기관은 대출채권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이전하고 유통시장에서 지분이나 채권을 매입한 기관은 기존에 프로젝트 거래 관계가 없어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 과거 세컨더리는 매각하기 어려운 자산의 자본 재편 방법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운용사(GP)가 우량 자산을 지속 보유하고 운용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수익자 입장에서 운용사 주도형(GP-led) 세컨더리는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운 양질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