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英 런던 오피스 '원폴트리' 인수
이지스자산운용과 대신증권이 영국 런던 도심권(시티 코어)에 소재한 오피스인 원폴트리(No One(1) Poultry) 빌딩을 인수했다. 이 빌딩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지난 2018년 매입했다가 부실화한 자산인데 한국 투자자들이 런던 오피스 회복 시점에 맞춰 재매입한 것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지난 17일 이지스글로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51호를 설정해 런던 원폴트리 오피스자산을 투자했다. 펀드는 설정일부터 4년(청산기간 6개월 포함)간 운용된다. 펀드 설정액은 1억2190만~1억6630만 파운드라고 집합투자업자인 이지스운용 측이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자금보충 및 사모사채 인수 의무를 부담하면서 펀드 수익증권을 유동화했다. 유동화 자산은 약 2225억원이다. 펀드는 원폴트리 운영 및 매각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재원으로 매 6개월 단위 배당금을 분배한다.
입지적 우수성 갖춘 원폴트리 자산
지난 1997년 준공된 원폴트리의 지난해 10월 기준 임대율은 96.5%에 이른다. 지하 2층 지상 6층 크기며 임대가능면적은 약 1만6200㎡(4247평)이다. 오피스(3022평)와 리테일시설(345평), 창고·리셉션(880평)으로 구성된다. 런던 도심(시티 코어)권역 소재 지하철 뱅크 스테이션(Bank Station)과 연결된 초역세권 자산이다.
런던 시티코어권은 영국중앙은행과 증권거래소 등 세계적 우량 금융기관 및 호텔, 레스토랑 등이 위치한 전통적 핵심업무지구다. 뱅크 스테이션과 건물 지하로 연결됐으며 도보 10분 거리 내 5개 노선의 지하철역이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
이 건물은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제임스 스털링(James Stirling)이 설계한 포스트모더니즘 양식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분홍색과 노란색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줄무늬 외관과 독특한 형태에 힘입어 런던핵심지구에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런던 오피스 거래 회복세에 맞춰 매입"
이지스운용은 입지나 건축 설계면에서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런던의 오피스시장 거래가격 회복 시점에 맞춰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코로나19 및 금리인상 타격을 받은 런던 오피스 거래가격이 급락하다가 지난해 반등을 시작했다. 오는 2028년까지 공실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런던 오피스 가격이 약 19% 반등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제임스 스털링이 설계한 상징성, 인근 고급호텔인 더 네드(The Ned) 및 블룸버그 리테일 아케이드 등 리테일상권 형성, 런던 시티권역 소재 초역세권인 점, 단일 및 다수 임차인을 유연하게 모집 가능한 층별 면적 규모 등을 종합 고려해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대체운용이 2018년 매입 후 부실화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지난 2018년 이 건물을 약 1억8500만 파운드에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건물 가치가 하락해 매입가격의 약 3분의 1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펀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89호) 만기가 돌아오자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리파이낸싱 및 대출 연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이에 선순위 대출자인 아일랜드 상업은행이 자신의 대출채권을 지난해 초 대신에프앤아이(대신F&I)에 매각했다. 약 9000만 파운드(1528억원) 규모 대출이며 대신F&I의 채권 매입가는 선순위 대출 장부가액보다 소폭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