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500억 신재생 블라인드펀드 자금모집...연료전지·ESS 등이 타깃
이지스자산운용은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의 자금 모집(펀드 레이징)을 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펀드는 주로 수소 연료전지발전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 투자한다.
이지스운용 인프라부문의 플래그십펀드(대표 펀드)가 될 이 블라인드펀드는 500억원 이상 규모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금융사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에 참여할 전망이다.
15년 이상의 장기 계약 형태로 전력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성장성이 높은 연료전지와 ESS가 주요 투자 타깃이며 태양광·풍력 발전소 등에도 투자를 병행한다.
정부는 신재생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소발전 입찰시장’과 ‘장주기 BESS 중앙계약시장’ 등 2개 시장을 지난해 개설했다. 장기 계약 구조로 사업 안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향후 3년간 사업비 기준 약 7조 원 규모의 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지스운용은 펀드 규모를 지속 늘리며 입찰을 거쳐 투자 물건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펀드의 잠재 투자처로 사업 2건을 지난해 낙찰받았다. 펀드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자산을 확보해 투자 가시성을 높인 것이다.
첫 투자 대상은 도봉연료전지 사업이다. 이지스운용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8월 경쟁입찰에서 낙찰받았다. 이 사업은 39.6MW 규모로 한국전력 등 수소 발전 의무구매자와 20년간 구매 계약을 체결해 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올해 상반기 착공해 2026년부터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운영 기간은 20년이다.
연료비 변동 리스크를 저감한 방식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 특징이다. 수소발전의무 구매자에 고정된 단가로 전력을 공급하고, 전력 생산에 드는 연료비는 별도 정산을 진행해 전력 판매자의 연료비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낙찰 받은 제주 한림 장주기ESS 사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변동하는 충·방전량과 상관없이 충·방전 가용 용량 단위로 고정가를 정해 15년간 수취하는 방식으로 매출 안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올해 착공해 내년부터 본격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펀드를 굴릴 이지스운용 인프라부문은 인프라 전문 투자사와 에너지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20명 이상의 운용 인력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오태석 부문대표는 맥쿼리캐피탈, 삼천리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스 공급의무화 제도에 따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투자가 활성화된 가운데 수소발전 입찰시장과 BESS 중앙계약시장이 열리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유한 에너지 투자 기회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도봉연료전지 사업과 제주 한림 ESS 사업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펀드를 지속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