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하남데이터센터, '본PF→준공 후 담보대출' 전환 시동
이지스자산운용의 1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인 하남데이터센터가 준공에 맞춰 약 4000억원의 담보대출 모집에 들어갔다. 태영건설발 시장 혼란으로 부동산금융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지스운용은 대형 은행 중심으로 자금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2월말 클로징을 목표로 4000억원 규모의 하남데이터센터 담보대출 조달에 들어갔다. 이달 예정된 건물 준공에 맞춰 본PF를 '준공 후 담보대출'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과 금융주선기관 선정 협의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은 기존 본PF 대주단이어서 주선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연초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이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 이후 내부승인 절차 등을 거쳐 구체적인 주선 참여액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주선기관과 승인액 등이 정해지면 대출 참여 대주 모집이 본격화된다.
하남 데이터센터는 초우량 테넌트로 꼽히는 카카오가 면적의 92%, 사실상 전체를 임차하겠다는 사전 임차 계약을 맺었다. kw당 계약한 임대료는 국내 최고 수준인 20만원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2022년 10월에 발생한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 후 DR(재해복구) 능력 확보차 이 센터를 선택했다. 전체 센터의 관리·운영은 LG CNS가 맡는다. 삼성물산이 책임 준공 조건으로 시공을 맡았다.
우량 임차인 확보와 높은 수준의 임대료 계약을 한 만큼 대주단 모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작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발 금융시장 신용경색이 변수다. 연초 이후 부동산금융 플레이어들이 충당금을 쌓고 기존 대출 사후관리에 집중하면서 신규 부동산금융 대출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새해 들어 시작한 이지스 하남데이터센터 담보대출 모집이 앞으로의 시장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풍향계가 되는 셈이다. 이지스운용은 자금력이 있는 국책은행과 대형은행 중심으로 자금 모집 어려움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대외 환경 악화로 올해 부동산금융 관련 대출 한도가 빡빡해질 것"이라며 "우량 딜에는 자금이 몰리고 사업성이 애매한 딜은 기피하는 등 극단적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2월 말 예정된 담보대출 클로징에 맞춰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지스운용(이지스아시아) 펀드 지분(수익증권) 약 60%를 보유한 미국 타운센드그룹(Townsend Group)이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는 셰어딜(Share deal)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스운용의 싱가포르법인인 이지스아시아는 2021년 9월 한국데이터센터개발펀드 1호를 설립해 하남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이지스아시아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JLL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잠재 투자자를 상대로 매각 태핑을 진행하고 있다.
하남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은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607-2, 3 일대 6637㎡(2007.8평) 부지에 지하2층, 지상 10층 연면적 41901.64㎡(1만2675.2평) 규모의 40MW급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