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5.3%대 4900억 조달...한전채금리 안정 찾나
한국전력이 5.3%대 금리로 4900억원 규모의 채권 조달에 성공히면서 자금 경색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4000억원 규모로 모집하기로 계획한 한국전력채권(한전채) 입찰에는 1조7000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몰렸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전은 2년 만기 채권 3000억원, 3년만기 채권 1000억원어치의 입찰을 진행했다. 2년 만기 한전채에는 1조1500억원이 응찰해 3300억원을 발행했다. 3년 만기는 580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1600억원까지 발행 금액을 늘렸다. 만기물별로 1년물 규모는 300억원, 3년물은 600억원씩 발행을 더 늘리면서 이날 한전채 발행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900억원 더 증가했다.
연 6% 돌파를 눈앞에 뒀던 한전채 금리도 안정세를 찾았다. 2년물은 연 5.34%, 3년물은 연 5.35%로 책정됐다. 2년물과 3년물 각각 전일 기준 동일 만기 개별 민평 대비 5bp, 4.8bp 낮은 수준이다. 한전채 발행 스프레드가 민평금리 대비 낮게 조달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한전채 발행 금리가 5%대 초반으로 내려선 것 역시 약 한 달 반 만이다.
다른 공사채의 투자 수요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국자산관리공사(AAA급)는 25일 열린 1000억원 규모 공사채 입찰에서 88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매수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이 한전채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정부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의 채권 발행 물량 축소 및 시기 분산, 은행 대출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전채 금리가 5.99%까지 갔다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며 "한전이 물량을 낼 때마다 은행들이 받치고 있기 때문에 연말·연초까지 소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