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신 백진혁 전무 "내년 중반 이후 분양가능 사업장에 연 10% 신탁계정 대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개발사업 자금 조달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2금융권 할 것 없이 자금 공급에 손사래를 치면서 PF금융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나마 제한적으로 개발 자금을 공급하는 곳이 있다면 부동산신탁사들이다.
다만 소형 신탁사는 재무여력이 부족하고,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는 일부 책임준공 확약만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눈치빠른 시행사들은 한국자산신탁이나 한국토지신탁 등 우수한 재무능력을 가진 독립계열 대형 부동산신탁사로 몰리고 있다. 신탁사는 신탁계정(자기자본+외부차입)을 활용해 여신을 제공한다.
한국자산신탁의 백진혁 전무(사업본부장)는 17일 <딜북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최근 신탁계정 영업 상황을 공유했다.
백 전무는 "7,8개월 이후에, 주로 분양 가능한 사업장 가운데 사업성이 우수한 곳에 신탁계정으로 개발자금을 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 자금을 빌려 활용하기 보다는 8800억원에 이르는 자본금을 바탕으로 내부 자체자금을 사용해 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내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사업장에 한해 차입형 토지신탁이나 하이브리드(혼합형) 토시신탁 형태로 신탁계정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선순위(올인 코스트) 기준 12~13% 금리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한자신 신탁계정대 대여금리는 10% 이상 정도에서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증권사들이 사업 초기에 토지계약금까지 투자하거나 사업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들은 한자신도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선별적 투자를 강조했다.
백 전무는 분양성이 우수한 사업장으로 서울 근교의 아파트나 오피스텔, 지방에서도 수급이 괜찮은 곳을 예로 들었다.
한편 증권가에 따르면 2020, 2021년 증가한 수주 영향으로 3분기 한자신의 수수료 수익은 10%, 이자수익은 31% 각각 늘었다. 이자 수익은 2년 만에 증가한 것이다.
실적은 호조였지만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는 410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대여 사업장 증가에도 불구, 신탁계정 투입액보다 회수액이 더 많아 역대 최저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주택 시장 고려 시 내년에도 수주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PF시장 경색으로 재무여력이 충분한 신탁사에 우량 사업 제안이 늘고 있는 것은 한자신에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자신은 최상위 수준의 현금 유동성(7000억원)과 최저의 부채비율(19%)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