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vs BESS PF시장, 대형과 소형의 갈림길에서

배인성

2025-03-19 - 8분 걸림 - 댓글 남기기

유럽을 대표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인 EDPR(Energias de Portugal, Renewables)이 해상풍력 합작법인인 오션윈즈(Ocean Winds)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배터리 저장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배터리 저장 시장은 점점 더 긍정적인 전망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입니다.

해상풍력 vs 배터리 저장, 극명한 대비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대규모이며 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최근 건설 비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사 지연과 비용 초과는 드문 일이 아니며, 이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신뢰할 만한 실적을 쌓아온 업계의 역사와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반면, 배터리 저장 장치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이며 비용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배터리 시스템 구축 비용은 30% 이상 하락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해상풍력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우수한 건설 실적으로 배터리 저장 시장을 압도했습니다. 반면, 배터리 산업은 다양한 수익 모델이 혼재되어 있어 가격 변동성에 취약했으며, 저장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전력망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산업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해상풍력과 같은 간헐적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증가할수록 배터리 저장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션윈즈, 해상풍력 시장의 선두주자

EDPR과 Engie가 50대50 비율로 설립한 합작법인 오션윈즈는 지난 10년간 해상풍력 시장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습니다. 현재 2.3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운영 중이며, 1GW가 건설 중이고, 15GW 이상이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EDPR의 지분 가치는 3억 6,900만 유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개발사들은 재정적 부담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EDPR의 주가는 투자된 자본 대비 20%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부채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

최근 실적 발표에서 EDPR의 CEO 미겔 드 안드라데(Miguel de Andrade)는 해상풍력을 여섯 차례 언급했으며, 이 중 한 번은 영국 Moray West 프로젝트가 예산 내에서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 번은 미국 시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상당한 감액 조정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미국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1월 20일 발표된 대통령 행정명령 이후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을 평가하는 분석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션윈즈는 선제적으로 1억3300만 유로의 감액을 반영했습니다.

배터리 저장 산업의 성장 가능성

이에 반해 드 안드라데 CEO는 배터리 저장 부문을 강조하며, "우리가 그동안 BESS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신재생에너지와 당사 포트폴리오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일부 시장에서 규제 환경이 개선되었고, 계약 기반 수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들은 수익성이 뛰어납니다. 평균 현금 수익률이 약 13%이며, 프로젝트 내부수익률(IRR)은 낮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DPR의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는 200MW가 운영 중이며, 300MW가 건설 중이고, 700MW가 계약 체결 또는 협상 진행 중입니다. 단기 및 장기 개발 계획을 포함하면 총 9GW에 달하는 방대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해상풍력 시장의 위기

올해 해상풍력 산업에서 가장 부정적인 소식은 일본에서 나왔습니다. Mitsubishi와 Chubu가 2021년 1차 입찰에서 수주한 3개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각각 3억 4,200만 달러와 1억 1,530만 달러의 손실 충당금을 계상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아직 착공도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회사는 인플레이션과 엔화 약세 등 거시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이유로 사업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철저한 검토 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배터리 시장의 긍정적 전망

반면, 배터리 저장 산업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금융 조달이 발표되고 있으며, 용량 시장(Capacity Market) 지원 계약을 앞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배터리 저장 장치가 태양광 프로젝트와 결합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호주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한 56개 주요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태양광과 배터리를 함께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배터리 용량이 발전 용량보다 더 큽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스 시장의 인식 변화

그럼에도 프로젝트 파이낸스 시장에서 배터리 저장 산업은 여전히 틈새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27억 파운드 규모 Inch Cape 해상풍력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는 22개 은행이 참여했으며, 5억 6,800만 파운드 규모 Seagreen OFTO 거래에는 4개 은행이 참여했습니다(JBIC이 절반 부담).

반면 최근 성사된 Zenobe의 2억 2,000만 파운드 규모 거래에는 13개 은행이 참여했습니다. 회사는 향후 더 많은 은행을 참여시키길 원하지만, 배터리 프로젝트의 조달 규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예를 들어, 5억 파운드 규모의 Fidra 배터리 프로젝트에는 5~10개 은행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은행들은 여전히 해상풍력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47억 달러 규모의 CVOW(Coastal Virginia Offshore Wind) 거래에는 거의 30개 은행이 참여했으며, 올해 초 9%의 비용 증가가 발표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금융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반면, 영국 상장 배터리 펀드는 자산 순가치(NAV) 대비 45%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시장의 신중한 태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과 배터리 저장 산업의 향방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해상풍력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배터리 저장의 소규모 유연성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 자료)

1. https://www.energy-storage.news/a-good-market-is-one-where-you-can-get-something-done-europes-bess-potential-in-focus/

2. PFI 788, 2025. 3. 12. "Little and La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