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AIM운용·칸서스운용, 자금난 뚫고 각각 'BTL펀드' 설정
교보AIM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이 임대형 민자사업(BTL)에 전문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시중 유동성 부족의 어려움을 뚫고 시중은행을 펀드 투자자로 유치해 펀드를 결성했는데, 당초 모집액보다는 줄었다.
22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교보AIM운용과 칸서스운용은 각각 1600억원, 1400억원원 BTL펀드를 이달 말 설정한다. 각 펀드 수익자의 투자 승인은 마무리됐다.
당초 상반기 펀드 런칭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아 지연됐다. 1600억원 규모 교보AIM운용 펀드에는 기업은행(700억원), 산업은행(700억원), 농협은행(200억원)이 각각 투자한다. 칸서스운용 펀드에는 기업은행(700억원), 산업은행(700억원)이 각각 투자한다. 칸서스운용 펀드명은 칸서스공공정책사업BTL 후속 시리즈펀드다. 교보AIM운용으로선 첫 BTL투자펀드다.
다만 두 운용사는 애초 각각 2000억원을 모집액으로 삼았으나 목표액보다는 줄었다. 두 운용사는 펀드에 담을 투자자산을 미리 확보하지는 않았다. 칸서스운용 관계자는 "이달 말 펀드를 설정하지만 급하게 자산을 담지 않고 시중 BTL사업 중 우량 사업을 선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 BTL펀드가 워낙 귀하다 보니 투자 약정했거나 약정 대기중인 사업을 담으면 자금 소진이 빠른 편이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설정한 1400억원 규모 BTL펀드도 소진됐으며,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3월 출시한 800억원 규모 BTL펀드도 상반기 소진됐다.
시중에 공사 착공을 준비중인 BTL사업에 비해 투자나 대출 형태로 건설 자금을 공급하는 BTL펀드가 적어 사업시행자인 건설사들은 자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과 비교해 BTL펀드 수익률이 낮은데다 보험사들이 펀드 투자를 꺼리면서 BTL펀드 조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주요 출자자였던 보험사는 과거에 비해 요구수익률을 높이고 있는데다, 국제회계기준(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의 회계 도입 이슈로 펀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3개 은행만이 총대를 메고 펀드 투자자로 남았다.
이들 은행은 BTL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정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 안정적인 장기 우량자산을 확보할 것을 기대한다. BTL펀드는 벤치마크 금리(국고채 5년물) 대비 130~140bp(1bp=0.01%) 높으면서 주무관청이 시설임대료를 지급하는 안정적 민자 자산인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운용사 관계자는 "BTL사업은 문재인정부의 뉴딜 바람을 타고 지난 2021년부터 연간 2조원대 고시 물량으로 늘어났다. 그린스마트스쿨 등 학교 개축사업이 대표적이다"면서 " 다만 BTL건설사업에 충당할 자금에 비해 시중 펀딩 갭(부족자금 격차)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TL(Build Transfer Lease,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자금으로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고 정부는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