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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 주요 이슈와 전망

이학구
이학구
- 15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경제를 짓누르던 긴축시계가 한동안 멈췄다고 해서 경기가 확 살아날 것 같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작년보다 조금 반등’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조금 하강’ 또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꽤 많습니다.

금리는 정점이지만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고 해도 앞으로 상당기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지난 1997년 IMF 위기후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단기간 내 V자형의 경기 회복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라는 글로벌 초대형 이벤트가 있고, 현 시점에서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워 전세계 많은 정부와 경제주체들이 시장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더 이상 금리인상이 없다는 가정 아래 한국의 경제 지표는 다소 개선되고, 경제성장율도 2%대로 작년보다는 소폭 증가하겠지만, 체감 경기는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입니다. 금리 인하가 곧 과거의 0%대 저금리로의 회귀를 의미하진 않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이스라일 전쟁이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해결될 때까지는 중물가-중금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국내·외 경제가 작년보다 조금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작년이 그만큼 어려웠으며 그 반작용으로 올해는 상황이 조금 나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이는 두드러지는 호황 등 극적인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에 코로나 직후와 금리 인상 직후와 같은 깊은 침체같은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전 세계와 한국은 당분간 ‘중금리, 중물가, 중성장'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즉, 코로나 이후의 저금리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각 경제주체들은 이러한 뉴노멀(New Normal)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겠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

금리 인하 기대감과 경기 부진 우려감이 공존하면서 투자심리를 좌우
당연한 얘기지만 금리 인하 수준 및 향후 방향성이 부동산 시장의 주요 영향 변수로 부각될 것입니다. 즉,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현실화 되겠지만 반면에 경기 부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투자심리를 시시각각 변덕스럽게 좌우할 것입니다.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며 수도권도 권역별로 차별화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시장 시황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로 분화가 심화될 것입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서울 등 주요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 접근성에 따라 시황이 차별화될 전망입니다. 이는 실업율이 상승하는 경기 침체기에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서울 주요 핵심지 아파트의 최고가 경신 여부에 주목
서울에서도 특히 인기가 있고 가격이 비싼 압구정, 반포, 성수, 여의도 등 서울 주요지역에서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이들 중 서울시내에서 최고 분양가격이 경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입주 시점의 매매가 수준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오피스로 쏠림 심화
고금리로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임대 시장이 양호한 오피스로의 투자 쏠림은 작년에 이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재택 근무가 일반화된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은 코로나 이전 사무실 출근시대로 복귀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오피스 외에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공급 과잉, 수요 위축 등으로 작년에 이어 더욱 부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뒤에서 조금 더 덧붙이겠습니다.

코로나 엔데믹 효과는 쇼핑보다 여행, 호텔, 레저 분야에서 뚜렷
엔데믹 효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호텔, 레저, 리조트 시황은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반면 온라인 이커머스 발전으로 오프라인 리테일은 회복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즉,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소비인 여행과 여행관련 시장은 강세가 지속되나, 백화점과 마트등 전통적인 리테일은 약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단, 1.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편의점은 상당기간 강세를 유지할 것입니다.

대형 시공사로 수주 쏠림 지속, 중소 및 PF 과부담 업체의 부실화 우려 확산
부동산 PF시장 경색이 지속되며 자금력·신용도가 우수한 대형 시공사로 수주 쏠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즉, 건설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소 건설사 및 PF부담이 큰 업체의 부실화 우려가 계속 불거질 전망입니다. 작년 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시작이며, 이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시장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에서 맞춤형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 선회
2023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규제 완화, 모기지등을 통한 시장 연착륙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저출산 대응, 신도시 정비, 지역개발 등 조금 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목표로 정책 포커스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우량 프로젝트는 지원하고, 부실 프로젝트는 정리하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 대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실채권 출현 본격화로 NPL 투자 확대
지난해에는 PF시장 부진에도  부실 채권 발생은 매우 제한적이었는데, 이는 시장을 안정화 시키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원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작년말부터 대손충당, 상각, NPL펀드 조성 등 금융시장의 대응 조치가 진행되며 올해는 부실채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1997년 IMF 위기이후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NPL 시장이 확대된 사례가 있습니다. 많은 국내, 해외 부동산 투자자들이 이러한 NPL 시장이 출현할 것을 예상해 투자 자금(드라이 파우더)과 인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문제 사업장으로의 자금 투입 부담 지속
미국 금리인상 이후 특히,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유동성 축소에 따른 차환 이슈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미국 및 유럽 자산의 리파이낸싱이 진행되며 디폴트를 방지하기 위한 국내 투자기관의 자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부 금융당국과 민간 기업이 의견을 조율하면서 연착륙을 위해 상호 협력이 가능하지만, 해외의 경우 자본 시장 위주의 정책과 액션이 일어나기 때문에 국내보다 해결책 찾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가계부채 부담이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
지난해 글로벌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됐고, 특히 가계부채 부담이 큰 일부 국가에서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채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는 신흥시장 국가에서는 급격한 가격조정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섹터별 전망

섹터별 상업용부동산 예측 요약 표(표=이학구 교수)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입니다. 특히, 아파트는 한국인들 보유 자산중 가장 비율이 높고, 금액도 크고, 이에 따라 모든 국민들의 관심도 높고, 각종 자료도 차고 또 넘칩니다. 따라서, 이번 기고에서는 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하고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상업용 부동산으로 리테일과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토지, 셀프 스토리지입니다. 지금부터 각 유형별 현재 상황과 전망을 설명하겠습니다.

리테일과 상가
코로나 펜데믹에서 벗어나면서 소비심리는 회복세를 보이나, 온라인/이커머스의 급속한 발전으로 증가폭은 크지 않습니다. 또한 코로나 저금리 시기에 대규모로 공급이 되면서 전망은 어두운 편입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경제 활동 위축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리테일과 상가는 임차인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 장기화될 것입니다.

오피스
미국과 유럽에서는 재택근무의 증가로 오피스 공실률 확대, 가격 하락 현상이 분명하게 있지만, 한국은 재택근무의 축소와 출근 인력 증가로 견고한 수요와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금융 비용 상승과 공사비 증가로 신규 공급이 어려워져 당분간 오피스 시장 전망은 좋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향후 대규모 인력 채용과 오피스 공간 사용이 예상됩니다.

오피스텔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대체 상품 증가 등으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저금리 시기에 과다 공급으로 당분간 시장이 힘들 것 같습니다.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변화와 완화가 필수적입니다.

생활형 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
코로나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던 시기에 대안으로 엄청난 공급이 있었고, 그후 사용 용도등에 제한이 많아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  생활형 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가 큰 위기라고 자주 언급될 정도로 당분간 공실을 채우기 힘들고, 거래가격 하락에도 매매가 안 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시장입니다.

물류센터
코로나 저금리 시점에 온라인과 이커머스 급속 확장으로 물류센터 공급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그러던 중 금리 인상과 공사비용 상승으로 최근 PF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중 하나입니다. 다만, 최근 신규 공급이 대폭 축소되었고, 이커머스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므로 2~3년후 상황은 상당히 호전될 것입니다.

데이테센터
이커머스와 챗(Chat) GPT 등 AI 발전으로 가장 유망한 상업용 부동산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입지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 막대하게 필요한 전력과 용수, 엄청난 자금 투자 규모 등이 단기간내에 큰 성장을 저해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상업용 부동산중 향후 대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토지
부동산 투자는 입지, 입지, 입지라는 불문율처럼 좋은 입지의 토지는 상업용 부동산의 영원한 화두이자 핵심입니다. 특히,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요즘 좋은 지역의 토지는 영원히 공급 부족, 수요 초과일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금리 상승기에도 서울의 주요 요지는 토지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보합 또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셀프 스토리지(공유창고)
한국에서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는 공유창고 또는 무인창고라 불리는데,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국에서는 커피숍이나 편의점 같은 생활밀착형 시설로 인식될 만큼 산업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와 OWID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공유창고 시장 규모는 약 74조원 규모입니다. 실제 미국은 셀프 스토리지시설 수가 5만3000여 개로 스타벅스, 맥도날드, 던킨도너츠 등 미국 5대 식음료 프랜차이즈 시설을 합한 개수보다 많고, 일본에서는 셀프 스토리지가 편의점 다음으로 많은 시설입니다.

한국도 2017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려 2018년 기준 31개에 불과했던 셀프 스토리지시설이 매년 2배 이상 늘어나 현재 750개에 이르고,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20%에 달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셀프 스토리지 전문회사인 ”아이엠박스“도 작년 2월 10개 지점에서 현재 50개가 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고 특히, 상가와 지식산업센터의 높은 공실률을 해결하는 구원투수로 많은 건물주와 임대인으로부터 관심과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각종 연구기관,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다라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어떤 기업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것이고, 어떤 지역, 어떤 섹터의 부동산은 호황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것이 무언인지는 정확하게 말하기 힘들지만, 제 부족한 기고가 올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응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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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구

셀프스토리지 프롭테크 ‘아이엠박스’ 의 전략부문 대표(CSO)이자 전주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다올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부사장을 거쳤습니다. 이메일: hklee@iambo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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