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빅스텝...`PF대출 조달+분양률'에 부정적 영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번에 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에 나서면서 부동산 개발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기준 금리가 2.25%로 치솟으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리가 덩달아 급등하고, 분양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등 개발시장에 이중적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가 한 번에 금리를 0.5%p 조정하는 '빅스텝'에 나선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금통위는 지난 4월·5월(0.25%p씩)에 이어 이번 인상으로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이 역시 한은 초유의 일이다.
금리 인상은 경제에 미치는 여파 등을 감안해 통상 0.25%p씩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6%대로 올라섰다는 점,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로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베이비스텝 인상폭의 두 배인 빅스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8월(0.50%→0.75%)부터 시작된 금리인상기 속 여섯 번째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를 넘어 8년 전인 2014년 10월(2.00%)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올라섰다. 또 같은 해 8월(2.25%) 이후 가장 높은 금리다.
금통위는 사상 첫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다"며 "높은 물가 상황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PF선순위대출 조달금리 7% 육박할 듯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PF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기준금리의 인상은 채권 금리의 연쇄 인상을 부른다. 채권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채권금리는 다음과 같다.
PF 대출금리는 부동산 PF시장에서 선순위 대출금리와 연동된다. 통상 회사채(무보증) AA-, 3 년물을 선순위의 기준금리로 활용한다.
따라서 현재 조달금리가 4.5%정도이고 여기에 금융사 이익(스프레드, 가산금리) 2-3%붙이면 PF시장에서 선순위대출 조달금리가 6.5~7.5%에 이르게 된다. 불과 1년 만에 2-3%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도 덩달아 올라 사업시행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리상승은 수익형 부동산 분양률도 낮춰
통상 은행의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에 1~2 % 정도 가산 금리가 붙는다. 즉 2.25%+1%인 3.25%가 된다. 최근에 은행에서 3% 예,적금 수신금리 상품을 발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금금리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상업용 부동산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된다. 이유는 공실률과 임대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은행 예금 통장에 안전하게 넣어 두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분양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 3~4%의 수익률이 나와야 오피 스텔, 상가등에 투자를 한다. 이때 3~4%의 추가 수익률은 공실률과 임대 관리 등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한 것이다. 사람들이 은행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 시차를 두고 부실 부동산이 시장에 범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