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F시장에서 나타난 몇 가지 전환점
2024년 글로벌 PF시장을 돌아보면,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몇 가지 중대한 전환점이 있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해 PF시장은 수소 및 탄소 저장 및 포집(CCS) 프로젝트의 기대와 도전 속에 거품이 터지고, 규제 및 시장 환경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한 해였습니다. 또한 에너지 전환의 진전과 병목 현상이 교차한 복잡한 시기였습니다.
영국 템스워터(Thames Water)의 위기 : 규제 허점과 투자자의 탐욕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영국 최대 수도회사 템스 워터(Thames Water)의 위기였습니다. 템스워터는 심각한 재정 위기와 인프라 노후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에 따르면, 템스워터는 230억 파운드 규모의 긴급 수리가 필요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1600만 고객에 대한 용수 공급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또한 150억 파운드(약 25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만큼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약한 규제 기관과 탐욕스러운 투자자들의 결합은 지분을 과도하게 레버리지화해 회사의 붕괴를 초래했습니다. 이 사건은 잘못된 재정 운영과 규제 부실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노스볼트(Northvolt)의 파산 : 유럽과 아시아 기술 경쟁의 현실
유럽 최대 배터리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의 파산 논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사는 2024년 11월에 챕터(Chapter) 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한 관계자의 말처럼, "유럽 기업들이 중국과 아시아의 기술 제조업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라고 합니다.
수소(Hydrogen) : 거품과 가능성 사이
수소 거품의 붕괴
2024년은 수소 시장에서의 거품이 터진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수소는 여러 경우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다른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셸(Shell)의 웹사이트만 봐도 이러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올해 7월, 독일에서 100MW 전해조(electrolyser)를 건설하겠다는 계획 발표 이후 수소 관련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수소 시장에 대한 입지를 점점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긍정적인 소식도 여전
그럼에도 수소 관련 뉴스는 끊이지 않습니다. 최근 덴마크 정부는 코펜하겐 인프라 파트너스(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와 유니퍼(Uniper)의 1GW 전해조 프로젝트를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도 개발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덴마크 해상 풍력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인근에서는 매쿼리(Macquarie)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500MW 전해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S/CCUS) : 새로운 과제와 기회
영국의 CCS/CCUS 프로젝트
탄소 포집 및 저장(CCS/CCUS)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영국은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해(North Sea) 하부에 CO2를 저장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40억 파운드 규모의 노던 인듀어런스 파트너십(Northern Endurance Partnership) CO2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2024년 11월 말 금융 종결 예정이었지만, 지연되었습니다. 이어 2025년에 시작될 40억 파운드 규모의 하이넷 CCS(HyNet CCS) 클러스터는 더욱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과 글로벌 우선순위
에너지 안보와 넷 제로(Net Zero)
모든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에너지 안 보이며, 넷 제로(Net Zero) 달성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COP29에서는 이전과 같은 열정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린허싱(Greenhushing, 녹색 위축, 녹색 침묵, 녹색 은폐)의 부상
특히 미국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 구조)가 기업들의 주요 의제에서 사라지는 "그린허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ESG 전문가들이 직장을 잃는 상황이 증가하며, ESG에 대한 열의가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6대 대형 은행은 모두 2021년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주도로 설립된 글로벌 협의체인 Net-Zero 은행 연합(NZBA)에서 탈퇴했습니다. 미국 내 정치적 압력과 법적 리스크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전기차(EV) 시장의 도전과 변화
전기차 판매 감소는 기가 팩토리(Gigafactory)와 충전 인프라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텔란티스(Stellantis),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토탈에너지(TotalEnergies)의 합작회사인 ACC가 올해 초 이탈리아와 독일 기가 팩토리 프로젝트를 중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2025년에 우리는...
격동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는 에너지 전환이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수소와 CCS 같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직면한 도전, 그리고 전기차와 해상 풍력 산업의 굴곡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는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경제적 현실성, 정책적 지원, 그리고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25년에 우리는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에너지 전환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