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지급 의무 PF ABCP 디폴트...ABCP시장 경색되나

강원도의 대지급 의무가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디폴트(기한이익 상실)를 내면서 ABCP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1일 한국신용평가와 강원도에 따르면 2050억원 규모로 지난해 11월 29일 발행된  아이원제일차 ABCP가 지난달 29일 만기일을 맞아 차환 발행하려 했으나 기한 이익이 상실됐다.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기로 하면서 기한이익 상실(디폴트)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아이원제일차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춘천시 중도 일원에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 조성을 위해 빌린 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이다.

강원도는 아이원제일차 기초자산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미상환 대출원리금을 투자자에 대신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때문에 강원도의 신용도를 반영해 이 ABCP의 신용등급이 최상급인 A1(sf)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기초자산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해라 강원도를 상대로 지급금 지급 이행을 요청했으나 강원도는 이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강원도가 안고 있는 2050억원의 보증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번 회생 신청의 목적"이라며 상환의무를 당분간 이행하지 못할 것임을 시사했다.

ABCP 차환발행이 무산되고 만기 상환금이 유예되면서 한국신용평가는 이 ABCP의 신용등급을 정크수준인 C(sf)등급으로 강등하고, 워치리스트(Watchlist) 하향 검토에 등록했다.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하면 투자자들은 대출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ABCP에는 BNK투자증권 주관을 거쳐  주요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폴트가 알려진 지난달 30일   ABCP가 판매된 증권사에는 머니마켓펀드(MMF)나 랩어카운트, 금전신탁상품 등을 통해 투자한 투자자들의 문의 연락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은 금융 주간사이며 매입 확약을 한 게 아니어서 대지급 의무가 없다"면서 "다만 최종 투자자들로부터  항의성 연락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디폴트 사태 여파에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증권사가 매입 확약한 ABCP도 경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우선 지자체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지방도시공사 발행 채권이나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이 다시 거론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지자체 개발공사의 채권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PF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까지 겹치자 증권사 확약물 ABCP마저 차환 발행이 쉽지 않아지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증권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