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시니어주택 시공, 현대건설이 동원건설산업에 양보한 이유
서울 은평 진관동 시니어레지던스(노인복지주택) 개발사업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시공을 동원건설산업에 양보하면서 2500억원 본PF 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량한 현대건설이 본PF 후순위대출 800억원을 보증한 대신 책임준공 시공사를 공사비가 저렴한 동원건설산업에 맡기면서 사업비를 약 500억원 절감한 게 본PF 모집에 주효했다.
진관동 시니어레지던스 개발사업 시행사인 은평진관동PFV는 16일 대주단으로부터 2500억원 한도 본PF대출금을 조달했다. 선순위 주관사인 신한은행이 올인 기준 6.7% 금리로 1250억원을 조달했다. 신한은행이 350억원을 투입한 것을 비롯해 5개 은행이 선순위 한도대출에 참여했다. 중,후순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나머지 1250억원(중순위 450억원, 후순위 8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후순위 800억원에 대해 현대건설이 연대 보증을 제공했다.
은평진관동PFV의 보통주 기준 2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은 올해 초까지 해도 시공을 겸하기로 하는 등 이 사업 건설 침여에 의욕을 보였다. 그런데 현대건설의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 높은 공사비 부담이 사업성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은평 시니어주택의 시행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사비가 저렴한 대체 시공사를 물색했다. 이후 PF대출금융기관이 책임 준공을 신뢰할 수 있는 시공사 가운데 동원건설산업이 평당 약 850만원을 제시하면서 낙점됐다. 동원건설산업 모기업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동원산업이 책임준공 연대보증도 제공해 신뢰성을 높였다. 동원건설산업은 대출일로부터 43개월인 오는 2028년 7월 16일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며 미이행시 대출채무를 인수한다.
동원건설산업이 현대건설에 비해 15% 저렴한 공사비 제시에 따라 금융비용도 줄어 전체 사업비를 500억원 아꼈다고 한다. 이 사업은 시니어 임대사업이어서 공사비를 사전에 확보하고 공사에 들어가는 금융 구조다. 시니어주택 입소자는 대출금 인출일로부터 30개월 이내 모집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미래 성장 주거사업인 시니어하우징 개발사업의 노하우를 쌓는 차원에서 시행주주로서 이 사업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이 사업을 손절하지 않고 시행 주주이자 후순위 대출 보증인로서 함께한다"면서 "현대건설이 출자자이고 동원건설산업이 시공하는 등 두 시공사가 한 사업에 참여하는 보기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은평진관동PFV는 서울 은평구 진관동 208-8번지 일대에서 ‘은평 편익5 시니어레지던스 복합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14세대의 노인복지시설(노유자시설),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복합개발해 운영, 처분할 계획이다.
작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은평진관동PFV의 주주는 현대건설, MGRV, 이지스자산운용, 신한은행, 우리자산신탁이다. 올해 11월 말 만기였던 브릿지론 선순위 288억원에는 단위 새마을금고 17곳이, 후순위 335억원에는 현대건설 자금보충 약정으로 한국투자증권SPC(은평진관제일차)가 각각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