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개발 시동 건 운용업계, '이지스-퍼시픽' 선두체제
자산운용업계가 신시장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지스자산운용와 퍼시픽자산운용이 선두 주자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지스운용과 퍼시피운용이 각각 고양 삼송 데이터센터와 부천 피치 데이터센터의 착공에 나란히 들어갔다.
삼송 데이터센터는 삼송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에 있으며 연면적 7만9736㎡에 사업비는 1조원에 이른다. 부천 삼정동에 들어설 피치 데이터센터의 공사비는 4551억원이며, DL건설 등이 시공한다.
이로써 이지스와 퍼시픽 두 운용사는 건설 단계에 들어간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2개씩 확보했다.
이지스운용은 앞서 1호 프로젝트인 하남 데이터센터 개발에 착수했으며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내년 1분기 준공해 본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스템 유지보수와 운영 관리, 임차인을 확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오퍼레이팅회사(운영기업)를 LG CNS로 확정한 상태다. 하남 데이터센터의 연면적은 4만1917㎡이며 총사업비는 3500억원,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이지스는 현재 3호 사업인 김포 데이터센터의 건축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포함해 약 10개 정도 프로젝트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했으며 환경 조건과 성공 가능성을 따져 걸러내는 과정에 있다.
이지스운용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정도의 용량으로 데이터센터 보유 수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코스트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토지비부터 장비, 건설비용, 전력선 인입비용까지 전체적 데이터센터 구축비용 상승은 글로벌적 현상"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건설단가와 운영비용 등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스운용은 단독으로 개발하는 방식과 국내 파트너사 협업하는 방법, 해외 오퍼레이터와 협업하는 방식 등 사업마다 최의 방식을 택해 개발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퍼시픽운용은 1호 사업으로 용인 죽전 소재 연면적 9만9070㎡의 데이터센터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총 8280억원을 들여 내년 준공할 예정이며 현대건설이 시공을, LG CNS가 운영을 각각 맡았다. 이 사업에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신한투자증권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퍼시픽운용과 신한투자증권은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와 퍼시픽운용 다음으로 코람코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이 뒤를 따르고 있다. 코람코운용은 지난 2021년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를 설립하고 4800억원을 들여 가산디지털단지 내 6200㎡부지에 연면적 4만3200㎡(약 1만3000평) 규모의 ‘Tier Ⅲ’등급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으며 오는 2025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코람코운용은 아울러 경기도 안산시 내 사업비 5200억원 규모의 ‘안산 성곡 데이터센터’ 개발 인허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운용은 지난 8월 가평군·엔필드와 함께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되는 ‘가평 데이터센터’는 연 면적 약 13만3000㎡(4만332평)에 예정 사업비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밖에 한국대체투자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이 운용사가 설립한 캄스퀘어안산데이터센터PFV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670-4번지 일대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8월 900억원의 브릿지론을 모았다. 앵커 임차인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마스터리스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사 겸 투자자로 참여하는 점을 지렛대삼아 본PF 전환을 추진중이다.
한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국내 운영 및 건설중인 데이터센터는 총 34개이며 이중 운영중인 센터가 15개, 353MW규모다. 공실률은 4%대다. 나머지가 건설 및 계획중인 데이터센터로 총 규모는 635MW다. 상반기 건축 허가를 받은 데이터센터는 7곳, 착공에 들어간 데이터센터는 5곳이다. 매각이 진행된 데이터센터는 2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