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하수처리장 1조 자금조달 스타트... "안정적이고 친환경적 장점 내세워 유동성 악재 뚫는다"
민간 투자비만 1조원에 달하는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자사업이 금융조달에 나섰다. 정부 보조와 안정적 현금 흐름을 겸한 친환경사업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킬 계획인데, 최근의 유동성 부족을 뚫고 연내 딜 클로징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전 하수처리장 사업주인 한화건설과 금융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최근, 시중 은행과 보험사를 상대로 프로젝트파이낸스(PF)자금 모집에 나섰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 가능한 기관을 중심으로 신디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서 진행한 금융수요 태핑 결과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면서 "연말 금융약정을 목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대전시 소재의 노후화된 하수처리장을 이전·현대화하는 것이다. 금융 약정을 끝내는 대로 착공해 오는 2027년께 준공 예정이다. 사업시행자는 한화건설 컨소시엄이다. 민간투자비는 1조원이며, 이 중 1500억원이 자기자본, 8500억원이 타인자본이다.
현금 흐름 갖춘 안정적인 ESG프로젝트 장점 부각
기관들의 자금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산은이 강조하는 이 사업의 특장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기존 하수처리 시설에서 이용하는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를 지속적으로 유입시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손익공유형(BTO-a) 민자 형태여서 정부가 선순위 대출 원리금 이상을 보전해 주는 만큼 대출 원리금 상환 리스크가 낮다는 점이다. 최근의 민자 딜 가뭄 속에서 메가 프로젝트이면서 임대형 민자사업(BTL)보다 높은 수익률에, 안정성을 갖춘 이런 딜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게 금융주선기관 측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K텍소노미에 잘 부합하는 ESG 프로젝트라는 특징을 갖는 사업이다. 환경분야 민자사업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부동산PF발 유동성 위기 속 자금 확보 `변수'
다만 부동산 PF발 한파로 자금 시장 유동성이 좋지 않은 점이 악재로 꼽힌다. 기관들의 북(자금 여력)이 닫히는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그나마 유동성도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1조원 가까운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프라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를 했든 보험사들이 자금 사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점점 인프라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더욱이 타인자본 쪽 금리가 올라 낮은 민자사업 수익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점도 핸디캡이다.
대출 금리는 기준 금리인 국고채 5년 금리에다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더하는데, 국고채 대비 산금채 스프레드가 최근 많이 올랐다. 산은은 자금 모집 추이를 봐가며 주선사의 인수 부분 비중을 조절하며 시장 안정판 기능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 파이가 줄어드는 등 대외 악재는 있지만 기관 모집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실제로 검토할만한 민자 딜의 최근 거의 없기 때문에 기관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